지난해 결산 대비 99.4조원 급증 예상
예정처 “정부, 적자성 채무 관리목표
2027년도 예산안 편성시 제시할 필요”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추경) 기준 올해 말 적자성 채무가 1000조원을 돌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만 해도 597조여원에 머물던 적자성 채무가 5년 만에 400조원 넘게 급증하는 것이다. 적자성 채무는 상환 시점에 국민 세금으로 메워야 해 외환 등 대응자산이 있는 금융성 채무 대비 ‘질 나쁜’ 채무로 분류된다. 정부가 추가세수를 활용해 미래대응기금을 조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적자성 채무 감축 방안 역시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20일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표한 ‘2025회계연도 총괄 분석’ 보고서를 보면 정부는 지난 4월 확정된 1차 추경 기준 올해 말 적자성 채무를 1025조2000억원으로 계획했다. 이는 지난해 결산(925조7000억원) 대비 99조4000억원 증가하는 것이다. 이로써 적자성 채무는 올해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게 됐다. 반면 금융성 채무는 8조9000억원 늘 것으로 예정됐다. 지난해 결산 대비 국가채무 증가폭(108조3000억원) 중 91.9%가 적자성 채무라는 뜻이다.
국가채무는 성질에 따라 적자성 채무와 금융성 채무로 구분된다. 금융성 채무는 외환·융자금 등 채무상환을 위한 별도의 재원 조성 없이도 자체상환이 가능한 채무를 말한다. 반면 적자성 채무는 대응자산이 없기 때문에 채무 상환시 조세 등으로 재원을 마련해야 해 국민 부담으로 직접 연결된다. 아울러 적자성 채무의 가파른 증가는 국민의 이자지출 증가로 재정운용에 있어 경직성도 심화시킨다.
연도별로 보면 적자성 채무(결산기준)는 2021년 597조5000억원에서 2025년 925조7000억원으로 연평균 11.6%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금융성 채무는 373조2000억원에서 378조8000억원으로 0.4% 늘었다. 적자성 채무 속도가 금융성 채무 대비 약 31배 빠른 것이다. 이에 따라 전체 국가채무에서 적자성 채무가 차지하는 비중도 늘고 있다. 2021년 적자성 채무 비중은 61.6%였는데, 올해 1회 추경 기준 72.6%에 달해 11%포인트 상승할 전망이다. 금융성 채무는 같은 기간 38.4%에서 27.4%로 감소한다.
일부 금융성 채무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2024년 기준 금융성 채무 대비 대응자산이 106조1000억원 상회해 전체적으로 건전성 관리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금융성 채무 부담 주체가 각 회계·기금이라는 점에서 개별 회계·기금별로 대응자산을 파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예정처에 따르면 2024년 기준 27개 회계·기금 중 13개는 금융성 채무 대비 대응자산이 부족했다. 대응자산 부족분은 고용보험기금이 7조5000억원, 소상공인진흥기금 6조6000억원 정도로 나타났다. 예정처는 이에 대응자산이 부족해 추가적 재원이 필요한 일부 금융성 채무를 적자성 채무로 전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문제는 정부가 적자성 채무 관리방안을 제대로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8월 정부가 발표한 ‘2025~2029년 국가재정운용계획’과 올해 1회 추경안과 함께 제출된 ‘재정총량 관리방안’에는 ‘재정-경제 선순환을 통한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 등 추상적 원칙만 제시됐다.
특히 최근 정부가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예고한 가운데 채무 관리 방안은 뒷전으로 밀리는 분위기다. 미래대응기금은 중기재정운용계획상 각 해당 연도의 세입전망을 초과하는 세수인 추가세수로 조성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주요 용처는 △청년세대 △성장동력 △지방 △인재 등 4대 분야가 제시됐다. 이에 미래대응기금이 신설되면 당해 연도 전망을 초과한 초과세수를 통해 국가채무를 상환하는 현행 정산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재정학회장을 맡고 있는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세무학)는 “반도체 호황으로 명목 성장률이 일시적으로 크게 높아져서 부채 비율이 일시적으로 하향될 수 있을지 몰라도 적자의 절대 규모도 결코 얕잡아봐선 안 된다”면서 “일시적일 수 있는 반도체 부분 세수 증가를 항구적인 것으로 간주해 107조여원 적자(1차 추경 기준 관리재정수지)를 그대로 끌고 가는 건 옳지 않다. 추가세수를 적자 관리에 쓰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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