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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방원 우리방산연구회장 “加 잠수함 수주, 전략의 실패… K방산 성능·가격만으론 한계” [세상을 보는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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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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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뿐 아니라 외교·안보 함께 판다?
안보협력 선행돼야 무기 거래도 가능
나토와 경쟁 애당초 쉽지 않았던 도전
한반도에 맞춘 무기 그대로 들고나가
구매국 수요·환경과 안 맞은 것도 문제

‘방산 4대 강국 도약’ 쉽지 않은 목표
우크라전쟁 초엔 빠른 납기 통했지만
유럽은 이제 가격보다 ‘같은 편’ 중요
중동·아시아 공략… 대미 협력도 필수
공동 연구개발 등 현지화 전략 전환을

최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CPSP)에서 한화오션이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에 고배를 마셨다. K방산의 최신 기술이 집약된 장보고-Ⅲ 배치Ⅱ 잠수함(3600t급)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중심의 선진 방산시장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췄는지를 가늠할 중요한 시험대였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더욱 크다. 정부도 총력전을 펼쳤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특사 자격으로 두 차례 캐나다를 방문했고, 우리 해군의 주력인 3000t급 도산안창호함은 태평양을 횡단하며 원양 작전 능력을 직접 입증했다. 하지만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택된 것은 한국이 아니라 독일이었다. 장보고-Ⅲ 배치Ⅱ의 뛰어난 성능을 믿었던 이들에겐 적잖은 충격이었다. 패인은 성능이 아니라 전략이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독일을 선택한 이유로 ‘캐나다의 전략적 안보’를 들며, “나토와 완벽한 상호운용성을 확보해 연합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북극해에서 독일·노르웨이 해군과의 연합작전을 통한 대러시아 억지력을 최우선에 둔 결정이었다. 무기 자체의 성능보다 동맹과 안보 네트워크가 승패를 가른 것이다. 송방원(53·육사52기) 우리방산연구회 회장은 이를 두고 “캐나다 잠수함 수주 실패는 성능이 아니라 전략의 패배”라고 진단했다. 그는 “진영 간 대립이 심화하는 시대에는 ‘무기가 가장 좋은 나라’보다 ‘무기도 우수하면서 우리 편인 나라’가 선택받는다”며 “이러한 현실을 인정하고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5년 육군본부 전력개발관리단에서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의 비용분석을 맡아 군 전력증강 사업에 발을 들였고, 2006년에는 방위사업청 개청 멤버로 참여했다. 이후 2023년 전역할 때까지 방위력 개선과 방산 분야에만 몸담아 온 전문가다. K방산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만큼 그의 지적은 업계 안팎에서 적잖은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지난 14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그는 정부를 향한 쓴소리를 이어갔다.

송방원 우리방산연구회 회장이 지난 14일 캐나다 잠수함 수주 실패와 관련, “기존 K방산 수출 전략이 먹히지 않는 상황으로 앞으로 현지 기업과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합작법인 설립을 준비하는 등 선제적 현지화에 나서야 활로를 개척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상수 기자
송방원 우리방산연구회 회장이 지난 14일 캐나다 잠수함 수주 실패와 관련, “기존 K방산 수출 전략이 먹히지 않는 상황으로 앞으로 현지 기업과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합작법인 설립을 준비하는 등 선제적 현지화에 나서야 활로를 개척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상수 기자

―캐나다 잠수함 수주 실패를 어떻게 평가하나.

“한화오션의 노력 자체를 평가절하할 생각은 없다. 다만 수출 전략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캐나다가 내세운 평가 기준을 보면 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다. 애초부터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무엇이 잘못됐다는 뜻인가.

“국내에서 방산 수출을 이야기할 때 ‘무기뿐 아니라 외교와 안보도 함께 판다’고들 말한다. 현실은 반대다. 외교와 안보 협력이 먼저 구축된 뒤 그 다음에 무기 거래가 이뤄진다. 나토도 그렇고 미국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순서를 거꾸로 생각했다.”

―결국 나토라는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는 의미인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캐나다가 단순히 나토 회원국이라는 이유로 독일을 선택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나토의 기존 안보 체계와 운용망에 자연스럽게 편입될 수 있느냐였다. 독일은 이미 그 기반을 갖추고 있었고, 우리는 그 틀 안으로 들어가기가 힘들었다. 이용철 방사청장이 패인을 두고 지난 7일 ‘잠수함 성능이나 조기 납기, 산업협력(IBT) 혜택 제안 등은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 결정적 차이는 나토 상호운용성 즉 훈련과 정비, 부품·승조원 공유까지 가능한 협력 부분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송방원 우리방산연구회 회장 /2026.07.14 최상수 기자
송방원 우리방산연구회 회장 /2026.07.14 최상수 기자

―그렇다면 처음부터 한국이 승산이 없었던 것 아닌가.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5월 회원국이 다른 회원국의 무기를 살 때 저리(低利) 대출을 지원하는 1500억유로(약 252조원) 규모의 ‘SAFE’(유럽 재무장 및 안보 강화 프로그램)를 출범시켜 회원국 간 무기 구매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유럽의 안보는 유럽 방산으로 해결하겠다는 전략이다. 캐나다도 지난해 말 이 프로그램에 가입했다. 입찰 과정에서 우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 대형 방산사업에서 유럽 기업에 연이어 밀리고 있다.

“캐나다 잠수함까지 포함해 지난해 11월 폴란드가 발주한 8조원 규모 차세대 잠수함 사업, 올해 5월과 6월 루마니아와 프랑스가 각각 발주한 차세대 장갑차와 다연장 로켓사업을 스웨덴 사브와 MBDA, 사프란 등 나토 회원국 기업에 잇따라 내줬다. 지난해 8월 결정된 호주 호위함 사업에선 일본에 뒤졌다.”

―이유가 뭔가.

“가장 큰 원인은 구매국의 작전 환경과 요구에 맞지 않는 무기를 제안했기 때문이다. 폴란드의 ‘오르카’ 잠수함 사업은 평균 수심 40m 내외의 발트해 환경에 적합한 잠수함과 MRO(유지보수), 무인체계 등을 포함한 패키지 경쟁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제안한 3600t급 장보고-Ⅲ는 너무 큰 플랫폼이었다. 캐나다도 마찬가지다. CPSP는 이름 그대로 초계 잠수함 사업이다. 핵심은 장거리 공격능력이 아니라 감시·탐지·정보공유와 경제성이었는데, 우리는 공격능력이 뛰어난 대형 잠수함을 내세웠다. 반대로 호주는 태평양 원양작전에 적합한 5000~6000t급 호위함을 원했지만 우리는 3600t급 근해형 함정을 제안했다. 고객이 원하는 것과 우리 수출 상품이 달랐다.”

송방원 우리방산연구회 회장 /2026.07.14 최상수 기자
송방원 우리방산연구회 회장 /2026.07.14 최상수 기자

―방산 4대 강국 목표는 가능하다고 보나.

“2022년 8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처음 언급한 내용이다. 앞서 그해 1월에는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이 5대 강국을 먼저 꺼냈다. 구호 자체가 포퓰리즘 성격이 강하다. 우리나라 방위산업 현실을 고려하면 쉽지 않다고 본다.”

―왜 그렇게 생각하나.

“K방산은 성능과 가격 경쟁력, 빠른 납기를 무기로 2022년쯤부터 유럽 시장을 본격 공략해 왔다. 하지만 지금 유럽은 가격보다 나토 공동체를 우선시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에는 신속한 공급이 중요했지만, 전쟁이 장기화하며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산업협력과 기술이전, 금융지원 조건을 아무리 좋게 제시해도 고객이 원하는 무기가 아니면 선택받기 어렵다.”

―돌파구는 없나.

“기존 수출 전략이 통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제는 수주전과 무관하게 현지 기업과 공동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합작법인(JV) 설립을 준비하는 등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현재 수출 중인 무기체계 외에 세계 시장에 내놓을 만한 새로운 무기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수출이라는 그늘에 가려 내수 시장이 소외돼 있는데, 이 역시 재정비해야 한다. 건강한 내수 기반이 있어야 수출도 지속될 수 있다.”

송방원 우리방산연구회 회장 /2026.07.14 최상수 기자
송방원 우리방산연구회 회장 /2026.07.14 최상수 기자

―K방산 미래는 어떻게 전망하나.

“현재의 호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국제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일시적으로 수요가 증가한 측면이 크다. 유럽 시장은 갈수록 진입이 쉽지 않고, 대형 방산 수출도 기대하기 어렵다. 중동과 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릴 필요성이 있다. 그래도 K방산의 강점이 전 세계에 각인됐고, 북한의 위협에 맞서 꾸준한 전력증강이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다.”

―얼마 전 이재명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 ‘K방산 공급망’ 확대를 언급했다.

“유럽이 빗장을 걸어 무기가 안 팔리니까 한·나토 방산협력 수준을 단순 무기 거래가 아니라 무기 공동 개발·생산·획득까지 격상시키겠다는 얘기가 아닌가. 긍정적이긴 하나 원론적인 얘기다. 나토는 이미 방산 공급망이 확보돼 있는 상태다.”

―우리 군의 무기 획득체계도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

“소요 제기부터 사업 착수까지 사전 절차만 5년 이상 걸린다. 지금 K방산은 기름 새고, 타이어가 터진 상태로 달리는 버스와 비슷하다. 문제가 산적해 있는데도 누구 하나 고칠 생각이 없다. 방산의 구성요소는 군과 방사청, 기업이다. 군은 소요기획 능력 부족으로 인공지능(AI)이나 드론 등 미래 무기에 대한 소요를 제때 내놓지 못한다. 국산 자폭드론 하나 없고, 수년째 AI가 미래전의 대세라고 하면서 정작 AI 적용은 제자리걸음인 이유다. 무기 획득을 집행하는 방사청 또한 전문성 부족으로 불필요한 규제를 쏟아내면서 예산만 다루는 기관으로 변모했다. 방산업계는 대기업이 사업을 독식하면서 중소, 중견기업은 점차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 획기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건전한 방산 생태계 조성은 요원하다.”

송방원 우리방산연구회 회장 /2026.07.14 최상수 기자
송방원 우리방산연구회 회장 /2026.07.14 최상수 기자

―한·미 조선·방산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는 어떤가.

“미국은 관련 법규와 절차 장벽 때문에 당장 군함 건조가 쉽지 않다. 우선 비전투함과 블록 생산 중심의 협력이 현실적이다.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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