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화에 발로건 징계 유예
이란 이동 제한·심판 입국 불허도
결승 뒤 아르헨 난동… 조사 착수
고가 티켓·하프타임쇼 상업화 논란
韓 FIFA 랭킹 32위… 7계단 하락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이 스페인의 16년 만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지만 그 여진과 후폭풍은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은 사상 최초로 3개국에서 개최돼 39일간 치러졌다. 1998 프랑스부터 2022 카타르 대회까지 이어져 온 32개국 체제는 이번 북중미에서 48개국 체제로 크게 확대됐다. 국가 간 전력의 편차가 크다 보니 경기당 평균 2.96골로 56년 만에 최다골이 터졌고, 104경기에서 680만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FIFA는 약 20조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역대급 흥행이라는 빛 뒤에는 축구의 정치화, 상업화라는 어두운 그림자도 존재했다.
대회 내내 미국 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축구를 정치화하면서 FIFA가 핵심 가치로 내세우는 ‘중립성’이 훼손됐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미국 국가대표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AS모나코)의 징계 유예사태가 대표적인 예다.
발로건은 지난 2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32강전에서 상대 선수의 발목을 밟아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해 6일 벨기에와의 16강전 출전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FIFA는 16강전을 단 하루 앞두고 발로건의 출전 정지 징계를 1년 유예하는 촌극을 벌였다. 석연찮은 징계 유예의 배경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판정 재고를 요청한 사실이 드러나며 거센 외압 논란이 일었다.
발로건 논란에도 인판티노 회장의 4선 도전은 큰 문제 없이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 영국의 ‘가디언’은 FIFA 211개 회원협회 가운데 200곳 이상이 인판티노 회장의 재선을 지지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인판티노에 대한 반발이 많은 유럽에서도 큰 균열이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미국의 까다로운 비자 발급 및 입국 심사를 둘러싼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미국에서 조별리그 일정을 소화한 이란 대표팀은 필수 인원에게만 비자가 발급되는 등 엄격한 출입국 통제를 받았다. 또한 ‘경기 24시간 이내 입국 및 종료 직후 멕시코 복귀’라는 이례적인 이동 제한 조치를 감내해야 했다.
‘소말리아 출신 1호 월드컵 심판’으로 주목받았던 오마르 아르탄 국제심판은 미국 비자와 외교관 여권까지 소지했음에도 테러 조직 관련자와의 연관성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입국을 거부당해 결국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의 비싼 티켓값과 더불어 새롭게 도입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도 선수 보호를 가장한 광고시간 늘리기라는 비판도 계속됐다.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을 벤치마킹한 결승전 하프타임 쇼가 유명 가수들의 공연으로 인해 평소 하프타임인 15분에 비해 12분이 긴 27분이 중단된 것도 선수들의 경기력에 악영향이 끼쳤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결승전에서 스페인에 패한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폭력 사태에 대해서도 도가 지나쳤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스페인 선수들이 우승을 자축하기 위해 경기장으로 뛰어들던 과정에서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스페인 선수들에 대해 폭력을 행사하면서 충돌이 발생했다. FIFA는 경기 후 발생한 사건과 관련하여 징계 규정 위반 가능성을 조사할 징계 및 윤리 검사를 임명했다.
결승전에서 패한 뒤 “고통이 너무나 크고, 이 상처가 아물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던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는 2026 메이저리그사커(MLS) 올스타전에도 불참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승2패로 탈락의 고배를 마쳤던 한국의 FIFA 랭킹은 4년 7개월 만에 3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FIFA가 21일 발표한 7월 FIFA 랭킹에서 한국은 32위에 그쳤다. 월드컵 직전엔 25위였으나 월드컵에서의 부진으로 7계단이 떨어진 것이다.
반면 32강전에서 브라질에 패한 일본은 1계단 상승한 17위로 아시아 국가 중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이란이 2계단 떨어진 22위, 호주도 1계단 내려간 28위에 랭크됐다.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스페인은 아르헨티나를 누르고 6개월 만에 1위에 복귀했다.
프랑스와 잉글랜드가 나란히 3∼4위를 차지한 가운데 ‘괴물 스트라이커’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을 앞세워 8강까지 진출한 노르웨이가 31위에서 무려 12계단 상승한 19위로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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