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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조 회계공시 ‘연동제’ 폐지… 노동개혁 퇴행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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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노동조합 회계공시제도는 유지하되 상급단체와 산하 노조 간 연동 규정을 폐지하기로 했다. 이 제도는 윤석열정부가 노조의 회계 투명성 강화, 합리적인 노사관계 정착 등 취지로 2023년 도입했었다. 기업 단위 노조는 물론이고 산별 노조 등 상급단체도 회계 공시를 거부하면 소속 조합원이 납부한 조합비에 대해 세액공제(15%)를 해주지 않는 연동 규정 덕에 작년 기준 노조의 회계 공시 참여율은 89.1%에 달했다. 양대 노총도 노조 자율성을 침해한다며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도 산하 조합원의 세제 혜택을 고려해 참여했다.

이재명정부는 일찌감치 ‘노조 회계 공시 유지, 연동제 폐지’ 방침을 정하고, 노동계와의 대화 때마다 이런 의사를 전달했다.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 김영훈 장관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노조 회계 공시가 명백한 무형의 국가 폭력인데 동의하느냐’는 더불어민주당 박해철 의원의 질의에 “네”라고 답하고, “전반적으로 노조와 행정부 관계를 어떻게 재설정할 건지 보고드리겠다”고 했다. 그간 노동계는 ‘회계 공시 완전 폐지’를 주장하며 버텨왔는데, 결국 정부는 세제 개편을 앞두고 기존 방침대로 입법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조합원이 낸 돈으로 운영되는 노조가 관련 회계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건 당연하다. 회계공시제도가 노조의 신뢰성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연동제를 폐지하면 한 해 예산 수백억원씩 쓰는 양대 노총을 비롯한 산업별 노조는 회계 공시를 거부할 게 뻔하다.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해지고, 노동개혁을 퇴행시키는 격이다. 기업에 ‘투명 경영’을 요구해온 노동계는 내로남불 비판을 면할 길이 없다. 재고해야 마땅하다. 무엇보다 회계 투명성 요구를 노조 탄압으로 보는 정부·여당의 근시안적 시각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조합원의 알 권리가 먼저다.

이재명 대통령은 사회 전반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회계제도 재정비를 약속하면서 기업 회계·비영리 회계를 총괄하는 ‘회계기본법’을 제정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기업에는 이처럼 주문하면서 노조의 ‘깜깜이’ 예산 집행에 면죄부를 주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정부·여당은 돈 씀씀이 공개를 거부하는 양대 노총의 시설지원사업비로 올해 예산에 110억원이나 책정했다. 국민 혈세까지 들어가는 판에 회계제도는 과거로 역행하니 누가 동의할 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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