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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중 안경다리 만지는 학생 주시하라?… AI 커닝 진화에 ‘노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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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아름 기자 beauty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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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 교육청 대응지침 보니…

일반 안경과 육안 구분 어려워
의심 정황 땐 시험 종료 후 확인
교사들 “시험 방해 민원 우려”
“AI 활용 평가 전환을” 제언도

인공지능(AI) 스마트 안경이 시험 부정행위의 새로운 수단으로 등장하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대학 기말고사 시험에서부터 토익(TOEIC)을 비롯한 각종 국가자격증 시험에 이르기까지 교육계 전방위로 적발 사례가 확산하는 양상이다. 올해 수능이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교육 당국의 관련 대응은 여전히 속수무책이어서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AI 안경을 악용한 부정행위가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AI 안경은 착용한 상태에서 사진·영상 촬영, 정보 검색, 통화, 자동 번역 등이 가능한 웨어러블 AI 기기다. 카메라가 포착한 정보를 AI가 분석해 렌즈에 표시해 주기도 한다. 시험 도중 모르는 문제가 나올 때 안경을 통해 몰래 검색해 답을 찾을 수 있어 커닝 도구로도 악용되고 있다.

실제로 앞서 5월 스마트 안경을 쓴 채 소방설비기사 자격시험을 치른 40대 응시자가 감독관에게 적발돼 국가기술자격법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AI 안경을 이용한 부정행위가 사법 처리로 이어진 국내 첫 사례다. 같은 달 한국산업인력공단 주관 전기산업기사 자격시험장에서도 3명이 적발됐으며, 토익(TOEIC) 시험에서도 5월 2명, 6월 1명이 연이어 덜미를 잡혔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최근 교육부는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에 ‘학생 평가 관리 협조 요청’ 공문을 전달했다. 공문에는 AI 안경 시험실 반입 금지, 소지 시 부정행위 간주 안내, 의심 정황 시 시험 종료 후 확인, 시험 중 안경다리를 자주 만지는 행동 유의 주시 등의 대응 지침이 담겼다. 교육부는 AI 안경을 수능 반입 금지 물품에 명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주요 국가자격시험 시행기관들도 긴급회의를 열어 반입 금지 물품 지정과 적발 시 처분 기준을 논의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를 두고 급속도로 발전하는 기술 속도를 간과한 대책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근 공개된 삼성의 AI 글라스는 디스플레이조차 없는 음성 모델로 출시되고 있다. 무게가 50g 안팎에 불과하고 안경다리도 얇아 일반 뿔테 안경과 육안으로 구분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해외에서는 이미 생성형 AI와 내장 카메라가 탑재된 계산기가 판매되고 있으며, ‘스마트 콘택트렌즈’ 등 초소형 AI 기기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이렇다 보니 감독관들의 부담과 우려도 큰 상황이다. 경기 북부 소재 고등학교의 한 교사는 “육안으로 구분도 힘든 상황에서 의심 정황만으로 확인했다가 ‘시험 방해’ 민원이나 고소를 당할까 우려스럽다”며 “한두 명 수준이 아니라 여러 명이 쓸 경우 감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수험생의 윤리 의식 제고와 함께 기술 변화에 맞춘 근본적인 평가 체계 전환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교육개발원 이수환 부연구위원은 “교육부의 이번 방침은 AI 부정행위 문제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깨우는 차원이었을 것”이라면서도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금속탐지기 도입이나 인터넷 차단 같은 방식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고 분석했다.

AI 시대에 맞춘 평가 목적의 이원화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개인의 순수 역량을 평가하는 시험 외에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 평가하는 관점을 도입해야 한다”면서 “AI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고, 출력된 답변 중 무엇을 취사선택했는지 등 ‘AI 활용 및 판단 역량’ 자체를 평가하는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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