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다른 심사위원들이 뽑은 작품을 정독한 뒤 지난 16일부터 1박2일 동안 합숙하며 최종심 진출작을 가렸다. 예년처럼 3편만을 본심에 올리기로 하여 2편씩을 적어낸 투표 결과 1, 2 위는 가려졌지만 나머지 2편이 같은 표를 얻어 이 두 작품만을 놓고 재투표에 들어갔다. 그 결과 역시 동률이었다. 결국 ‘나의 블랙 미니드레스’ ‘내 심장을 쏴라’ ‘머리엔 도넛, 어깨엔 날개’ ‘소박한 집합론’ 등 4편이 본심에 오르게 되었다. 어렵게 뽑은 4편의 작품은 원로급 심사위원 3명(김화영 황석영 박범신)에게 전달됐다. 이후 설 연휴까지 겹친 10여일 동안 원로 위원은 물론 소장위원들도 다시 꼼꼼하게 본심 진출작을 검토하는 과정을 거쳤다. 드디어 지난 28일 오후 5시 서울 프레스센터 목련실 최종심사 현장에 9명의 심사위원이 밝은 표정으로 나타났다. 4편에 대한 품평이 소장 위원들부터 원로들까지 차례로 이어진 후 자유토론이 전개됐다. 토론 과정에서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정반대로 엇갈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는 9명이라는 국내 문학상 사상 최대 규모의 심사위원단 특성상 충분히 예견된 결과였다. 만장일치로 의견이 합치되지 않는 한, 소장과 원로를 막론하고 한 표씩을 행사하는 무기명비밀투표를 실시해 과반(5표) 이상이 나올 때까지 재투표를 한다는 원칙을 실행에 옮겼다.
1차 투표 결과는 4(내 심장을 쏴라): 3(소박한 집합론): 2(나의 블랙 미니드레스). 3등을 뺀 나머지 두 작품을 놓고 재투표에 들어갔다. 그 결과 7: 2의 압도적인 표차로 ‘내 심장을 쏴라’가 당선작의 영예를 안았다. 응모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조용호 선임기자 jho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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