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소리로 들릴지 모르지만, 치과 전문의들은 치아의 바른 교합 상태가 골프 기록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치아 교합이 발라야만 자세가 좋아지고 신체의 좌우 대칭이 정확해지기 때문이다.
순간적인 힘으로 강한 샷을 치려면 이를 악물어야 하는데 치아가 어긋나 맞물리지 않으면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한다는 것이다. 입을 벌리고 스윙을 하면 샷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치아와 턱이 힘의 중심점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사례도 있다. 프로 골퍼 박세리와 카리 웹은 한때 마우스피스를 하고 대회에 나간 적이 있다. 이 장치를 하면 치아와 턱관절에 미치는 외부 충격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샷을 할 때 힘을 더 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턱관절 질환으로 고생한 박세리는 교합 안전장치를 하고 참가한 첫 경기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그가 착용한 교합 안전장치(스플린트)는 턱관절과 근육의 긴장을 풀어 통증을 완화해 주는 일종의 치료기다.
부정교합은 윗니와 아랫니의 맞물림이 비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를 말한다. 치아의 배열이 불규칙적이고 윗니와 아랫니가 잘 맞물리지 않아 씹고 발음하고 삼키고 호흡하는 등의 구강 기능이 원활치 못하며, 주위 근육과 조화를 이루지 못해 안정성이 없다. 이런 부정교합은 치아의 전체적인 균형을 깨뜨리게 되고 턱관절 질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교정정문 W스타일치과 노원종 원장은 “부정교합 등의 턱관절 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정확한 치료 방향을 몰라 정형외과나 이비인후과, 신경과 등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턱관절의 구조와 치아 교합 상태 점검이 필수이므로 치과를 찾는 게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턱관절 질환의 가장 큰 원인인 부정교합은 치과에서 3개월에서 길게는 1년6개월 정도 교정하거나 스플린트 치료를 하면 된다. 이보다 중요한 것은 부정교합을 예방하는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다. 입 크게 벌리기, 질긴 음식 먹기, 턱 내밀기, 이 악물기 등은 부정교합을 부를 수 있어 삼가야 한다. 특히 잠잘 때 이를 가는 습관이 있다면 전문의를 찾아 교정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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