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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소수민족 갈등 전면화 되나

입력 : 2009-07-09 10:21:33 수정 : 2009-07-09 10: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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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족 보복시위 이후 양측 적대감 고조
中당국 비상체제… 우루무치 마비 상태
중국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수도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 터진 유혈사태가 심상치 않게 변하고 있다. 한족과 소수민족 간 민족 갈등이 전면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중국은 혹여 터질세라 소수민족 문제를 조심스럽게 다뤄 왔다.

위구르족 시위 사태는 1만명이 넘는 한족의 보복 시위로 인해 새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이를 계기로 ‘신장의 하늘’ 아래 함께 사는 두 민족이 서로 ‘보복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게 됐다.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 시위를 강경 진압한 것과 차원이 다른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중국 전문가들은 “두 민족 간 적대감은 당분간 치유하기 힘들 것이다”, “소수민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중화제국의 꿈은 무위로 돌아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족·위구르족의 갈등과 소수민족정책=중국에는 55개 소수민족이 한족과 함께 살고 있다. 중국공산당 중앙 통일전선공작부에 따르면 소수민족은 중국 전체 인구의 8.04%를 차지하고 있다.

우루무치 유혈사태가 주목되는 것은 소수민족이 반기를 든 점이다.

중국이 그동안 써온 소수민족정책 중 하나는 한족을 소수민족 지역에 이주시켜 통제력을 강화하는 민족이주(사민·徙民)정책이다. 그러나 이 정책이 민족 간 갈등을 더 첨예하게 만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홍콩 명보(明報)는 대만문화대학 린관췬(林冠群) 교수의 분석을 인용, “민족이주정책이 구원(仇怨)의 불씨를 불타게 했다”고 분석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신장의 한족은 1940년만 해도 4%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군이 신장에 발을 디딘 후 늘어난 한족은 위구르족보다 많아졌다. 특히 한족은 신장 지역의 정치·경제를 장악하고 있다. 중국에서 두번째 규모의 소수민족인 만주족의 언어가 사라진 현상도 따지고 보면 민족이주정책의 결과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위구르족의 불만은 쌓일 대로 쌓이고 있다. 린 교수는 “통제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민족이주정책의 결과 신장에서는 3년에 한 번은 작은 난이 터지고 5년에 한 번은 대란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비상체제에 들어간 중국 정부=G8(주요 8개국) 정상회의에 참가하려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급거 귀국한 것은 우루무치 사태가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공산당은 소수민족 분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작을 시작했다. 중국공산당 당보는 8일 “민족에 관계없이 모든 당 간부는 분개심을 갖고 중국 안팎의 적대세력과 폭력범죄분자에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분리독립 세력과의 싸움’을 시작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 “중화민족은 모두 피가 서로 통하는 하나의 공동체며 한족은 소수민족과 나눠 생각할 수 없으며 소수민족도 한족과 나눠 생각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화교인터넷 뉴스사이트인 둬웨이(多維)는 우루무치 사태를 진두지휘하는 인물은 상하이방의 거두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라고 전했다. 중국공산당 우루무치 지부는 8일 “소요사태의 배후에 있는 사람은 사형에 처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마비된 우루무치=위구르족에 이어 한족의 시위가 벌어지면서 우루무치의 도시 기능은 마비되다시피 했다.

중국 관영통신과 외신에 따르면 우루무치에는 야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지고, 지난 5일 저녁부터 인터넷과 국제전화가 대부분 끊겼다. 거리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드물고 대다수의 상점과 회사도 문을 닫았다. 한 시민은 “한족의 가게가 문을 열면 위구르족의 공격을 받을까, 위구르족 가게가 문을 열면 한족의 공격을 받을까 두려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왕러취안(王樂泉) 신장자치구 당서기는 7일 긴급 TV기자회견을 통해 “간부와 직원 가족들은 회사와 집으로 돌아가 정상 생활로 복귀해 달라”고 촉구했다.

강호원 선임기자,

베이징=김청중 특파원

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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