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 신화통신은 17일 교육부와 국가민족사무위원회가 ‘전국 중소학(초중고교) 민족단결교육 공작부서회의 기요(紀要)’를 발표, 앞으로 민족단결 과목을 전국의 초·중·고교와 직업학교에 개설해 정식으로 가르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정치 과목의 일부로 다뤄진 민족단결 교육이 별도 과목으로 독립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초등학교 3∼4학년 ‘중화한가족(中華大家庭)’, 5∼6학년 ‘민족상식’, 초중(중학교) 1∼2학년 ‘민족정책상식’, 고중(고교) 1∼2학년 ‘민족이론상식’, 중등 직업학교에는 ‘민족이론상식 실천교육’ 과목이 신설된다. 교과서와 영상자료 등 교재도 교육부와 국가민족사무위가 일괄 제작해 배포키로 했다. 국가 차원에서 중화민족 교육을 강화할 것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티베트 사태와 이번 신장위구루 사태 이후 조성된 중국 당국의 위기감을 반영하고 있다.
한편 터키, 이란,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다른 이슬람 국가에서 이번 사태에 침묵으로 일관해 그 배경이 주목을 받는다. 이는 중국이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정치·경제적 영향력이 클 뿐 아니라 국제사회에 초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위구르 독립세력=테러집단’이라는 선전전도 효과를 보고 있는 면도 있다.
이슬람 국가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위협할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의 발호에 극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1979년 신정일치(神政一致)를 기치로 내건 이란혁명 후 팔레비 왕가가 축출되는 사태를 직접 목격했기 때문이다. 위구르족과 유사한 민족계열인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의 틀 안에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는 데 한계가 있다.
이슬람 세계의 다양한 구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현재 이슬람 세계의 주류는 역시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어를 사용하는 아랍권이다. 여기에 오스만투르크제국의 영광을 간직한 터키, 페르시아제국의 후예인 이란, 세계 최대의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권, 중앙아시아권이 비주류다. 전통적으로 아랍권의 주류가 다른 비주류권 이슬람 세계의 문제에 냉담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이슬람 세계의 침묵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베이징=김청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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