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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원옥 할머니 ‘세계연대집회’ 참석 위해 호주로 출국 위안부 문제와 관련된 곳이라면 세계 어디든 발벗고 찾아 나서는 길원옥(82·사진) 할머니가 10일 호주로 떠났다.

광복절 64주년을 맞아 호주에서 열리는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세계연대집회’에 참석하고 호주 캔버라 의회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죄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다.

길 할머니의 호주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두세 차례 일본군에 의한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일본 정부의 사죄를 촉구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의회에서는 아직 결의안이 통과되지 않았다.

길 할머니는 “한국인 피해자의 말이라고 해서 한국의 일로만 생각하면 안 된다”며 “편안하고 안정된 나라에도 전쟁이 언제 일어날지 모르고 이런 일(위안부)이 언제 닥칠지 모른다는 말로 다시 한 번 설득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길 할머니는 이미 팔순의 노구를 이끌고 세계 곳곳에 위안부 피해 상황을 알려 미국과 유럽 연방 의회 등에서 결의안 통과를 이끌어낸 바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미 하원에서 위안부 결의안이 통과된 지 2주년이 된 것을 기념해 현지에서 열린 국제심포지엄에도 참석했다.

길 할머니는 이 심포지엄에서 “결의안을 채택한 지 2년이 됐지만 달라진 게 전혀 없다”며 “다시 한 번 일본 정부에 강력하게 말해 달라”고 촉구했다.

1992년부터 위안부 강제 동원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는 ‘수요집회’에 참석한 길 할머니는 12일 호주에서 열리는 수요집회에도 참석해 위안부 피해를 증언할 예정이다.

이번 집회는 제878차 정기 수요집회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세계연대집회’라는 이름으로 호주, 미국, 독일 등 각국의 일본대사관 앞에서 현지 시민단체 등의 주도로 열린다.

길 할머니는 “우리가 시위 현장에 나가 있으면 우리만 부끄러운 게 아니라 우리 정부도 부끄러운 것”이라며 “정부가 그것을 깨달아서 고생 좀 그만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태영 기자 wooa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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