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국토균형 발전 원안 취지 훼손” 11일 정부가 정부 부처 이전 백지화를 골자로 한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한 데 대해 시민단체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보수성향의 단체들은 정부의 수정안이 국익에 부합한다며 적극 지지한 반면, 진보성향은 지역균형 발전이라는 본래 취지와 어긋난다며 반대했다.
발표에 쏠린 눈…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공식 발표한 11일 오전 서울역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TV 앞에서 발길을 멈추고 정운찬 국무총리의 발표 내용을 듣고 있다. 남제현 기자 |
자유주의진보연합도 성명에서 “정부부처를 분할하는 원안을 그대로 추진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이야말로 세종시와 충청도민은 물론 대한민국 전체를 위해 바람직한 그림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뉴라이트전국연합 역시 “정도와 진정성을 세종시 발전방안 내용에 담고 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며 “교육과학 중심도시 전환에 대해 도시산업기능, 과학교육기능 등 복합적으로 계획을 세워 충청권을 설득한다면 국민들이 행정부처 이전이 불발하는 것을 이해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진보성향의 단체들은 수정안이 원안의 취지 자체를 훼손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경실련은 논평에서 “수정안은 지역에 도시 하나 건설하는 것에 불과해 수도권 과밀해소와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본래의 취지에 어긋난다”며 “목적과 취지를 상실한 내용으로 국민적 합의를 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세종시 입주 기업과 대학에 지나친 특혜를 주는 것은 지역 간 갈등을 초래하고 다른 지역의 혁신도시와 산업단지 개발을 어렵게 만든다”며 “수정안은 정부가 주장한 원안의 비효율성을 능가하는 새로운 비효율성을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시 수정안을 반대하는 10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수도권 과밀반대 전국연대’도 “수정안이 원래 목적을 상실한 채 충청권에 신도시 하나를 건설하는 것으로 변질됐다”며 “수정안을 폐기하고 원안대로 추진하라”고 정부를 압박했다.
이태영 기자 wooa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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