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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대받는 IT산업… 국가 위상도 추락

입력 : 2010-02-25 14:02:13 수정 : 2010-02-25 1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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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보통신 세계 3위… 한단계 또 내려앉아
英·WEF지수도 ‘뒷걸음’… 장기적 IT진흥책 시급
‘IT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이 연속 하락하고 있다. 이번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점수를 매긴 국가별 정보·통신·기술 분야 평가에서 우리나라 순위가 또 떨어졌다. IT업계는 “이명박 정부·방송통신위원회 출범 이후 IT산업이 홀대받은 결과”라며 “보다 전략·장기적인 IT 진흥 정책·조직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2등에서 3등으로=24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전기통신연합(ITU)는 23일 발표한 ‘ICT(정보통신기술) 개발지수’ 보고서에서 세계 159개국 가운데 우리나라를 3위로 꼽았다. 우리나라는 원래 2006, 2007년 연속 1위였으나 2009년 2위로 내려앉더니 올해 또 다시 한 단계 내려온 것이다. 올해 1위는 지난해 일등 스웨덴이 자리를 지켰고 2위는 지난해 6위 룩셈부르크가 뛰어올랐다.

우리나라가 낮은 평가를 받은 부문은 ICT 접근성으로 유선전화 회선 수와 이동전화 가입자 수, 인터넷 가구 수 등에서 세계 14위였다. 반면 인터넷 이용자 및 가입자 수와 같은 활용에서는 세계 2위, 취학률이나 문자 해독률과 같은 능력 면에서는 세계 1위였다.

ITU는 “한국은 인터넷 가입자 등에선 세계 최고 수준이나 외국인·관광객 등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선불제 휴대폰 시장이 거의 없는 등 접근성에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또 워낙 한국어로 구축된 웹 콘텐츠가 방대해 국외 인터넷 접속이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보니 순위가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 우리나라 정보통신 이용요금 수준은 지난해(2008년 말 기준) 23위에서 올해 19위(지난해 말 기준)로 4단계 올라 요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정보통신 이용요금을 부문별로 보면 유선전화는 세계 7위로 상대적으로 저렴했으나 이동통신은 30위, 초고속인터넷은 34위로 나타났다.

◆자고 나면 떨어지는 IT 순위=IT 순위 하락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가장 최근엔 영국의 유명 경제분석기관 EIU가 세계 66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IT 경쟁력 순위 조사에서 우리나라의 등수가 2008년 8위에서 2009년 16위로 추락했다. 또 같은 기간 세계경제포럼(WEF)의 네트워크 준비지수는 9위에서 11위, IBM의 ‘e-레디네스(Readiness)’ 순위는 15위에서 19위로 떨어졌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국가경쟁력지수 기술인프라 부문 역시 2005년 2위에서 06·07년 6위, 08·09년 14위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전문가들은 “평가 주체·방식이 제각각인 이 같은 조사결과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지만 대부분의 조사에서 우리나라 IT 경쟁력 순위가 하락하는 것은 그만큼 국내 IT 산업·인프라가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는 반증”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부 해체 이후 뚜렷한 IT산업 정책 구심점이 없다는 비판이 많다.

한 국책연구원 고위 관계자는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부를 한꺼번에 없앤 휴유증이 IT산업과 연구개발분야 전반에 걸쳐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관련 업무가 교육인적자원부와 지식경제부, 방송통신위원회 등으로 나눠지면서 선호하는 분야는 밥그릇 싸움만 요란하고, 중요하지만 빛 보기 힘든 분야는 모두에게서 외면당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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