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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함미 절단면 왜 부분공개하나

입력 : 2010-04-14 15:19:55 수정 : 2010-04-14 15: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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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 취약부분 노출..士氣저하 우려"
취재진 선박 2척 태워 270여m 거리에서 촬영
군당국이 15일 오전 중 인양이 예상되는 천안함의 함미 절단면을 부분적으로 공개키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방부 원태재 대변인은 14일 브리핑을 통해 군사기밀 유지와 군의 사기, 초계함 장병 안전, 실종자 가족들의 심정과 희생자에 대한 예우 등을 고려해 절단면의 부분적인 공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원 대변인은 '부분적인 공개'라고 표현했지만 취재진에게는 270여m 거리에서 인양되는 함미를 촬영토록 제한을 뒀기 때문에 사실상 '원거리 공개'인 셈이다.

함미 절단면은 침몰사고 당시의 정황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 때문에 군 수뇌부에서는 이미 현장보존 원칙을 내세워 일반인의 절단면 접근을 불허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천안함은 함수쪽 함교와 함미쪽 연돌(엔진가스 배출기관) 사이가 분리된 상태로 가라앉았다. 함미 부분의 절단면은 함정을 움직이는 핵심기관인 가스터빈실과 디젤엔진실이 연결되어 있다.

함정의 중앙부분에 해당하기 때문에 절단면의 상태가 외부에 세부적으로 공개되면 선체의 취약부분이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군은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전방의 해상 경비를 맡는 초계함의 함정구조와 탑재된 무기체계 등 군사기밀 노출에 따른 부담감도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초계함의 설계도와 유사한 단면도가 외부에 공개된 상태에서 절단면을 상세히 공개하는 것은 함정의 속살을 낱낱이 보여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이어서 공개를 허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초계함의 탄약고와 연료탱크 등의 핵심시설이 어느 부분에 있는지가 노출되면 유사시 적 어뢰의 표적이 될 수 있어 해군 장병들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것도 배경으로 꼽았다.

원 대변인은 "천안함 내부구조와 무기탑재 상황 등이 공개되면 이와 똑같은 구조인 20여척의 함정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다른 해군 장병들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어떤 원인에서든 초계함이 동강 나 침몰한 것은 군의 사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했고, 처참하게 파손된 절단면이 그대로 공개되면 떨어진 사기를 더욱 부채질할 것이란 우려감도 반영됐다.

이에 원 대변인은 "천안함의 침몰에도 육지와 바다, 하늘을 지켜내고 있는 65만 국군 장병들의 사기와 긍지, 안전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다 절단면에 대한 정밀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절단면이 공개되면 검증되지 않은 분석들이 난무하고 결국 의혹으로 확대 재생산되어 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도 부분공개 배경이라고 군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김태영 국방장관도 이날 국회 국방위에 출석, "절단면을 공개할 경우 있을 수 있는 게 많다. 추측이 난무할 수 있고 혼란이 생길 수 있다"면서 "그러나 공개하지 않을 경우 많은 의혹이 더 양산될 수 있다"고 부분공개 이유를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세계적인 선박 건조국가인 우리나라가 최근 함정 수출을 기획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고가 터져 어떤 영향을 줄지 우려된다"면서 "찢긴 함정의 모습이 외국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이 국익차원에서 바람직한지 생각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군은 실종자 가족 대표와 민간 전문가들에게는 절단면 공개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침몰사고 규명작업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현장조사 때 민간조사단이나 가족 대표들이 절단면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함미 인양이 완료되어 바지선에 탑재한 직후에 270여m 거리에서 선박 2척에 나눠 탄 취재진에게 그물망이 씌워진 절단면을 촬영할 수 있도록 했다.

해군 관계자는 "취재진은 1.8㎞ 후방에 대기하다 진입해 함미 부분을 선회한 다음 빠져나가는 방식으로 촬영토록 한다"며 "함미 부분은 거의 전체를 촬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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