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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생중계에 시선 고정…"너무 궁금하고 답답해"
"실종자 가족 가엾고 눈물 나 못 보겠다"
천안함 침몰 20일 만인 15일 오전 9시부터 시민들의 눈길이 한 곳으로 쏠렸다.

시민들은 백령도 인근 해역에서 실종자 44명의 시신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천안함 함미 부분의 인양작업이 시작되자 이를 생중계한 TV에서 눈길을 좀체 떼지 못했다.

직장인들은 잠시 일손을 놓고 TV나 인터넷으로 인양작업 생중계를 시청했고, 거리의 행인들도 서울역이나 버스터미널 등에 설치된 실외 대형 TV스크린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출근이나 등굣길에 DMB로 생방송을 보는 이들 주변에는 어깨너머로나마 인양작업을 보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오전 9시30분께 홍대입구의 한 인도음식전문점에서 기자와 만난 매니저 장현주(36.여)씨는 "개점을 앞두고 테이블 세팅을 하면서도 틈틈이 TV를 보고 인터넷으로 자세한 내용을 찾아보고 있다.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씨는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어떤 것이 진실일지 모르겠다. 원인도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고…. 배가 두쪽으로 쪼개질 정도의 사고가 어떤 것일지 실감이 안 난다"고 했다.

직장에서 근무 중이던 회사원 김학수(34)씨는 "지난주부터 첫 출근해 여러모로 신경쓸 게 많지만 사건의 진상이 너무 궁금하고 답답해 인터넷 생방송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군의 설명을 들을수록 궁금증만 커져 절단면을 직접 보고 싶어 생방송 화면을 열었지만 물위로 모습을 드러낸 천안함을 보니 절망과 아픔만 느껴진다. 인양이 좀 더 빨리 됐으면 좋았겠다"며 아쉬워했다.

집에서 TV를 보던 대학생이나 주부들은 `남의 일 같지 않다'며 안타까워 하면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거실에서 TV로 인양작업을 지켜보던 주부 홍남순(77.여)씨는 "부모들이 울고 난리치는 거 보니까 너무 가엾고 마음이 아파 저절로 관심을 갖게 되더라"며 TV에서 눈길을 떼지 못했다.

홍씨는 "안에 시신이 있을 텐데 산 사람은 하나도 안보여 너무 안타깝고 눈물 나와서 못 보겠다. 저 엄마는 아들을 낳아 나라에 바치고 가족들이 다 거기 나와있고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안타까워했다.

집에서 출근을 준비하며 생방송을 시청한 회사원 박현주(25.여.서대문구 남가좌동)씨는 사건 전후 군 당국의 불투명한 일처리가 너무 잘못됐다는 생각에 TV화면을 유심히 살폈다.

박씨는 "내부 수색을 마치는 데 11시간이나 걸린다니 실종자 가족이 그 시간 동안 아주 고통스럽고 힘겨울 것 같다. 산 사람을 찾는 것도 아니고 죽어서나마 편하게 해준다는 건데, 죽은 사람을 기다리는 가족들이 안됐다"고 말하며 실종자 가족을 위로했다.

대학생 이주연(21.여)씨는 "과제가 급하지만 인양작업 생방송을 놓칠 수 없어 TV를 켰다. 실종자들이 이제야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게 돼 다행이고 지금껏 잠수대원이 사망하는 등 악재가 많았는데 오늘은 일이 잘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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