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검 주변에서는 박 지검장이 조기 사의를 표명한 것은 검찰 조직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그것보다는 PD수첩에서 방송을 탄 막말과 생생한 녹취록이 큰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방송에서 그는 사실여부를 묻는 PD를 향해 막말과 함께 민.형사상으로 조치하겠다며 협박에 가까운 폭언을 했다.
이 장면을 본 시청자들은 박 지검장이 취재기자를 향해 막말하고 협박한 게 아니라 국민을 향해 막말하고 협박한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검찰을 질타하는 여론이 비등했다.
또 건설업자 정모(52)씨와 박 지검장간의 전화통화 녹취록이 생생하게 방영되면서 박 지검장은 자신의 문제로 검찰의 치부가 드러난 점에 대해 견딜 수 없는 심적 부담을 가졌을 것으로 보인다.
박 지검장은 통화가 조작됐다고 변명했지만, 지난해 6월과 10월 정씨와의 두 차례 통화에서 천성관씨의 검찰총장 내정소식에 자신의 향후 인사거취에 대해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는가 하면 정씨를 향해 "김용철처럼 매장된다"며 협박에 가까운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번 파문의 진원지인 부산지검 홈페이지는 21일에는 아예 접속 폭주로 다운 됐고 22일에 500여건 이상의 비난글이 올라 검찰을 질타했다.
특히 PD에게 막말을 한 부분에 대해 비난글로 채워져 있었는데 검찰 안팎에서는 박 지검장이 좀더 의연하게 대처했다면 이처럼 국민적인 분노를 사지는 않았을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부산 법조계 한 관계자는 "박 지검장이 겉으로는 이번 사태를 신속히 마무리 짓고 검찰 조직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조기 사의를 한 것으로 보이지만 내면으로는 자신의 잘못된 처신과 대처로 검찰 전체가 공분의 대상이 된 점에 큰 부담을 느꼈기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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