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안면 전체 이식’ 성공 스페인에서 세계 처음으로 얼굴 전체를 이식하는 수술이 이뤄졌다고 영국 일간 타임스가 23일 보도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발 데브론 대학병원은 얼굴에 총을 맞은 30대 남성에게 안구와 혀를 제외한 얼굴 전체를 이식하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애완견에게 코와 입을 물어뜯긴 프랑스 여성 이사벨 디누아르가 2005년 첫 부분 얼굴이식 수술을 한 이래 미국, 중국, 스페인 등에서 최소 10건의 부분 이식이 이뤄졌지만 얼굴 전체를 수술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2005년 사고로 자기 얼굴에 총을 쏜 이 환자는 여러 번의 성형 수술 후에도 먹고 말하는 것은 물론 숨도 쉬지 못했다. 그는 목에 관을 꽂아 숨을 쉬고 위에 끼워진 관으로 영양을 공급받았으며 코가 사라진 자리와 입 사이에는 구멍이 뚫린 상태였다.
약 30명의 수술팀은 뇌사한 기증자에게서 지난달 20일 광대뼈와 턱뼈, 피부, 근육, 입술, 치아, 입천장 등을 분리했다. 수술 과정 내내 혈류가 흐르도록 주의를 기울였다. 의료진은 분리된 얼굴 조직들을 환자의 뼈, 신경, 근육, 동맥 등과 일일이 연결했다. 새 얼굴의 구조를 유지하고 입천장을 복원하기 위해 금속 의치를 사용했다.
수술을 지휘한 의사 후안 페레 바레트는 “환자가 수술 후 7일째에 자기 얼굴을 보고 매우 만족해했다”며 “기증자와는 전혀 다른 완전히 새로운 얼굴이 됐다”고 말했다.
바레트는 “다음 주에 스테로이드와 몇몇 약물을 복용한 상태에서 음식물을 삼키도록 할 계획”이라며 “몇 주 내에 말하고 먹는 것은 물론 웃는 표정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진은 환자가 두 달간 입원하고 넉 달간 정밀검사를 받아야 하나 최종적으로는 흉터나 뒤틀림 없이 병원을 걸어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얼굴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평생 강력한 면역억제약을 복용해야 한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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