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모토 다케아키(松本剛明) 일본 외상이 1일 오전 내각회의에 보고한 ‘외교청서’는 서문에서 동일본 대지진과 관련, “전후 최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 재해복구 과정에서 해외 각국의 지원과 협력을 얻는 데 외교적 노력을 최대한 기울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를 위해 전통적 우방국인 미국을 포함해 주변국들과의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며 특히 한국에 대해선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라면서 “미래 지향의 일·한 관계를 강화하겠다”고까지 표현하고 있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30일 검정 승인한 이쿠호샤의 사회, 역사 교과서. 도쿄=연합뉴스 |
일본은 외교청서 발표를 앞두고 외교적 부담을 굳이 피하려 하지 않았다. 마쓰모토 외상은 교과서 검정발표 이후 권철현 주일 한국대사의 면담요청을 거부했다. 이웃나라의 대통령특명전권대사의 면담요청을 이틀이나 거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하지만 그는 1일 오전 외교청서가 각의를 통과하자 권 대사와의 면담요청을 수용했다. 일본 정부가 권 대사로부터 한국 정부의 항의메시지를 전달받는 시점을 외교청서 발표 이후로 미뤘다는 의혹이 가는 대목이다.
◇권철현 주일 한국대사가 1일 일본의 중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와 관련해 도쿄의 외무성을 항의방문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
한국의 경고→문부성의 교과서 검정발표 강행→외무성의 권 대사 면담 거절→외교청서 발표로 이어지는 일련의 흐름은 한국정부와 국민이 반발하더라도 독도 영유권 주장을 계속하겠다는 일본의 속내로 읽혀진다.
일본의 새 외교청서는 러시아, 중국과의 갈등도 예고하고 있다. 외교청서는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지난해 11월 북방영토 방문에 대해 “매우 유감스러운 사건이 일어났다”면서 “법과 정의를 기초로 영토문제의 해결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센카쿠열도 충돌 이후 악화된 중국과 외교관계에 대해선 “개선 궤도로 돌아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투명성이 부족한 중국의 국방력 강화나 해양진출 활발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외교가 전후 최대위기 극복을 위해 국제협력을 강조하고 있으나 올해도 독도와 북방영토, 센카쿠열도 등에 발목이 잡혀 외교적 곤경에 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지적하고 있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bluewins@segye.com
日 ‘외교청서’의 독도 관련 기술 현황 | |
연 도 | 상 세 내 용 |
2008년 | ●한·일간에는 독도를 둘러싼 영유권 문제가 있지만, 독도는 역사적 사실에 비추어도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하게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것이 일본의 일관된 입장임. ●이 문제는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하며, 정부로서는 외교상 경로를 통해 끈질기게 본 건 분쟁의 해결을 도모하고, 제반 정세를 감안하면서 효과적인 방법을 탐구해 나갈 방침임. |
2009년 | ●한·일간에는 독도를 둘러싼 영유권 문제가 있지만, 독도는 역사적 사실에 비추어도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하게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것이 일본의 일관된 입장임. ●08.7.14 중학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의 독도 기술에 대해 한국정부는 강하게 반발함. ●이러한 입장은 팸플릿의 작성 등에 의해 대외적으로 주지토록 함과 함께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누차에 걸쳐 전달하고 있음. ●일본정부로서는 이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끈질긴 외교노력을 해 나갈 방침임. |
2010년, 2011년 |
●한·일간에는 독도를 둘러싼 영유권 문제가 있지만, 역사적 사실에 비추어도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하게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하는 독도에 관한 일본정부의 입장은 일관되며, 팸플릿 작성 등에 의해 대외적으로 주지토록 함과 함께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누차에 걸쳐 전달하고 있음. ●일본 정부로서는 이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끈질긴 외교 노력을 해 나갈 방침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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