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을 치료하는 밥상

건선 치료의 시작, 건강한 식생활 습관

건강한 몸을 위해서는 바른 식생활습관이 필요하다. 보기에는 먹음직스럽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건강에 치명적인 음식도 부지기수이다. 음식은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생명과 직결되므로 한 끼라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건강한 식생활습관은 병에 걸리지 않게 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병의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피부 건강에서 음식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건선은 피부에 좁쌀 같은 발진이 생기고, 발진 부위에 새하얀 비듬 같은 각질이 겹겹이 쌓여 나타나는 만성 피부질환이다. 그 증상이 무릎, 팔꿈치, 머리, 손바닥, 발바닥 등의 국소 부위뿐만 아니라 전신에 나타나기도 하여 외관상 좋지 않고, 재발이 쉬워 환자들이 겪는 스트레스가 대단히 큰 편이다.

피부를 폐 건강의 척도로 보는 한의학에서는 건선의 원인을 폐 건강에서 찾는다. 폐의 기운이 쇠하고 건강이 좋지 않으면 피부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폐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폐와 피부의 호흡이 약해져 몸속의 노폐물과 열이 배출되지 못해 쌓인다. 

쌓인 노폐물과 열은 면역 체계에 혼란을 일으켜 건선과 같은 피부질환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신체의 전반적인 건강상태가 양호하여 면역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면 증상이 완화되고, 건강상태가 나빠져 면역 활동이 저하되면 더 악화되기도 한다. 따라서 건선 피부의 치료를 위해서는 전반적인 건강상태와 면역력을 바로 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

◇ 사진제공 = 편강한의원

당근은 면역력 강화와 피부 건강에 좋은 대표적인 식품이다. 당근에는 비타민A, 비타민C, 비타민E, 카로틴 등이 들어 있어 활성산소의 활동을 막아 몸속에 쌓인 독소를 제거해주고 혈관 운동을 활발하게 한다. 이로써 피부의 재생과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된다. 또한, 폐암, 위암 등 각종 암과 알레르기 질환, 성인병 예방과 치료 효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당근 즙을 내어 주스로 마시면 눈의 피로, 혈액순환 개선, 감기, 후두염 등에도 좋다. 양배추와 함께 갈아 먹으면 효과가 더욱 좋다. 당근을 고를 때는 색깔이 곱고 잔털이 적으며 둥근 모양을 선택한다.

녹황색 채소를 넣은 된장국은 면역력 강화 종합선물세트라고 할 수 있다. 호박, 호박잎, 시금치, 양상추, 브로콜리, 풋고추, 깻잎, 배추, 버섯 등에는 비타민과 엽록소가 풍부하여 림프구의 면역 세포를 활성화한다. 익힌 마늘, 양파, 감자 등도 면역력 증강에 좋다. 

된장은 면역력을 높이고 항암 효과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해독 작용을 하여 몸에 쌓인 독소를 없애준다. 제철에 나는 녹황색 채소들을 된장에 찍어 먹어도 좋고, 채소를 듬뿍 넣어 된장국을 끓여 먹어도 좋다.

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 몸에 쌓인 열과 독소는 건선의 주요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건선 치료를 위해서는 열과 독소, 노폐물을 제거해야 한다.

미역과 다시마 등의 해조류는 열을 내리고 노폐물과 독소를 제거하여 혼탁한 피를 맑게 해주는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이다. 또한, 풍부한 요오드와 미네랄은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피부를 윤택하게 한다. <동의보감>에서는 미역을 ‘해채(海菜)’라 하여 ‘해채는 성질이 차고 맛은 짜며 독이 없다. 열이 나면서 답답한 것을 없애고 뭉친 기를 뚫어준다’고 말하고 있다. 미역을 두 시간 정도 물에 불려 소금기를 빼고 몸에 문지르는 미역 목욕은 피부의 보습력을 강화하고 피부를 부드럽게 하므로 건선 환자에게 추천할 만하다.

피해야 할 것들도 많다. 각종 합성물질과 첨가물이 많이 함유된 인스턴트식품은 건선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술과 담배, 카페인이 들어 있는 식품, 지방이 많은 고칼로리 식품은 좋지 않다. 환경호르몬, 농약, 화학비료 등에 노출된 식품과 유전자가공식품 등도 멀리해야 한다. 특히 오렌지, 바나나와 같은 수입 과일은 운반 과정에서 품질을 보존하기 위해 방부제와 농약을 많이 뿌리므로 주의해야 한다.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 역시 신진대사를 방해하여 피부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편강한의원 서효석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