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부모의 키가 작으면 아이도 작을까? 그렇지 않다. 유전적 요인이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불과 23%밖에 되지 않는다. 후천적인 요인에 따라 키가 클 수도, 작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성장기에는 영양 상태와 질병, 스트레스, 생활습관, 식생활습관 등이 중요하다.
그러나 영양 상태나 생활습관에 문제가 없어도 알레르기 질환이나 만성적인 호흡기질환을 앓는 경우 폐와 신장, 뼈가 제대로 발달하지 못해 성장에 방해를 받을 수도 있다. 아토피, 비염, 천식, 축농증을 앓고 있는 초등학생과 중학생 200명을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102명이 저신장증(‘저신장증’은 같은 조건을 가진 100명 중 키가 가장 작은 3명 안에 들어갈 경우를 말한다.)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아토피, 비염, 천식 등이 성장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후천적인 성장 장애 요인을 바로잡아 주는 것이 성장클리닉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한방 성장클리닉 전문의가 말한 바로는 2차 성징이 끝나면 성장판이 닫히므로 사춘기에 접어들기 전에 성장방해요인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몸이 튼튼하고 잔병치레가 없어야 성장에 집중할 수 있는 에너지를 온전히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장 장애 요인 때문에 키가 자라지 않는다면 폐의 폐포에 쌓인 열을 발산시키고 폐를 청소하는 청폐 한약이 도움된다. 성장기 아이들은 신체의 재생능력이 좋으므로 폐의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약을 꾸준히 복용하면서 유산소운동과 호흡법을 병행하면 폐가 금세 건강해진다. 폐가 건강해지면 면역체계가 균형을 찾고 스스로 몸을 치유하는 능력이 향상된다. 그렇게 되면 다양한 질병을 이겨내고 각종 장애 요소가 사라져 신체의 성장이 촉진된다.
자녀가 뚜렷한 이유 없이 키가 자라지 않는다면 유전적인 문제를 탓하며 포기하기 일쑤다. 그러나 정확한 검사를 통해 성장판 개폐 여부, 뼈의 나이, 체성분 등을 진단한 뒤 이를 바탕으로 아이에게 맞는 한약 처방을 받는다면 자녀의 키를 키울 수 있다.
성장점 자극 요법 또한 효과적인 성장장애 치료법 중 하나다. 성장점 자극 요법은 성장판 주위의 경락과 경혈을 자극하여 성장을 촉진하는 방법으로, 성장판이 열려 있는 시기에는 1년에 8~10㎝, 성장판이 닫힌 상태에서는 3~5㎝ 정도 더 클 수 있다고 한다.
키가 크기 위해서는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다음은 성장클리닉 전문의가 말하는 ‘키 크는 생활 습관 십계명’이다.
1. 숙면을 취하라: 성장 호르몬은 대부분 잠자는 동안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며 밤 10시에서 새벽 2시 사이의 가수면 상태에서 가장 많이 분비된다.
2. 균형 잡힌 식사를 하라: 단백질, 칼슘, 비타민과 무기질, 당분, 지방 등 5대 영양소는 성장을 위한 필수 요소들이다. 우유는 물을 마시듯 마셔라.
3. 2세 이전에 충분한 영양을 공급하라: 성장의 결정적 시기인 2세 이전의 성장은 최종 키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4. 당분, 지방을 과다섭취하지 마라: 당분과 지방은 성장을 위한 필수 요소이긴 하지만, 과다한 당분 섭취는 골격 형성을 방해하며 축적된 피하 지방은 여성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성장 속도를 늦춘다.
5. 인스턴트식품을 삼가라: 영양가는 적고 열량은 높아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6. 과일 주스를 너무 많이 마시지 마라: 하루 340g 이상의 과일 주스를 마시는 어린이는 지나친 당분 섭취로 인해 또래에 비해 키가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7. 다이어트를 삼가라: 다이어트는 고른 영양 섭취를 방해해 성장을 저해한다.
8. 규칙적으로 가볍게 뛰는 운동을 하라: 줄넘기, 점프, 달리기, 체조, 테니스, 탁구 등의 운동은 관절 부위의 성장판을 자극해 성장을 촉진한다.
9. 지나친 스트레스를 피하라: 스트레스가 심하면 성장 호르몬 분비에 지장을 주어 성장에 방해된다.
10. 만성질환은 빨리 치료하라: 피부병, 천식 등 만성질환은 숙면을 방해해 성장 호르몬의 분비를 저해하며, 소화 장애는 영양섭취를 방해한다.
편강한의원 이아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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