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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교실] 가을철 불청객 감기

입력 : 2012-09-10 00:52:05 수정 : 2012-09-10 00:5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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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두 차례 훑고 가더니만 하늘이 높고 파래졌다. 가을이다. 가을의 기운은 백로(白露)를 기점으로 완연해진다. 가을은 이미 집 마당과 아파트 베란다 깊숙이 들어와 있다.

한낮에는 아직 덥고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이맘때 잊지 않고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감기다. 밤에 창문을 활짝 열어 놓고 잠자리에 들었다간 감기 걸리기 십상이다. 감기를 ‘만병의 근원’이라고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가볍게 알았다가는 폐의 건강 상태에 따라 훨씬 심각한 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감기가 오래 가면서 쇠고 고약해지면 비염을 비롯한 ‘9개의 꼬리 달린 여우’로 변해 오랜 기간 그 여우에 홀려 고생하게 된다.

감기가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떨어지지 않고 호흡기에 뿌리를 내리면 비염 증세가 나타난다. 몸속으로 들어오는 나쁜 병원균을 막는 수문장인 편도선에도 염증을 일으킨다. 이런 상태가 이어지면 비염에서 꼬리가 하나 둘 나오기 시작한다. 그 첫 번째 꼬리가 축농증이고, 두 번째 꼬리가 중이염, 세 번째 꼬리가 결막염이다.

예전 이맘 때 방영됐던 TV 드라마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에서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꼬리가 하나씩 없어져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꼬리가 계속 늘어나면서 변화무쌍한 증세로 치료가 어려워져 심한 경우 목숨이 위태로워진다. 5개의 꼬리(비염 편도선염 축농증 중이염 결막염)외에도 기관지염 인후염 천식 폐렴과 같은 합병증이 나머지 4개의 꼬리에 해당한다.

감기는 일단 걸리면 쉽게 낫지 않으므로 예방에 신경 써야 한다. 아직 낮에 덥다고 반소매 차림으로 출퇴근하는 것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

밤늦게까지 일하거나 약주 한 잔 걸치고 귀가하다 밤이슬을 맞을 수도 있으니 기온 변화에 따라 입었다 벗었다 할 수 있는 가벼운 긴팔 겉옷 하나 걸치고 다니는 것도 삶의 지혜다.

박수은 편강한의원 명동지점 원장

▲동국대 한의대 대학원졸업 ▲동서한방병원 일반수련의 ▲동서한방병원 전문수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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