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는 사람의 몸을 덮어 보호할 뿐만 아니라 작은 구멍을 통해 숨을 쉬는 기능도 있다. 물론 코로 하는 호흡이 95%로 대부분이고, 피부 호흡은 5%로 비중이 적다. 하지만 이 ‘5%의 작은 호흡기’ 피부가 어떻게 작동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 이와 같은 원리에서 일찍이 중국에서 ‘폐주피모(肺主皮毛)’란 한의학 개념이 나왔다. ‘폐가 피부와 터럭을 주관한다’는 말로 폐가 건강해야 두피와 모발을 포함한 피부도 건강해진다는 의미다.
요즘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가장 힘든 병으로 꼽히는 아토피 피부염도 바로 이 ‘작은 호흡기’ 피부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나타나는 질환이다. 땀구멍과 털구멍이 닫혀 노폐물이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한 채 피부 밑에 쌓여 생기는 병이다. 같은 원리로 피부에 지방이 쌓이면 여드름이 되고, 색소가 침착되면 기미나 검버섯이 나타난다. 성인보다 어린아이에게 아토피가 많은 것은 어린아이의 피부 자체가 약하고 땀구멍과 털구멍이 작아 적은 노폐물로도 쉽게 막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토피 등 피부질환의 근본적인 치료는 폐 기능 활성화를 통해 폐와 피부의 호흡을 정상화시키는 데서 찾아야 한다. 폐가 왕성하게 기능을 발휘하면 대기의 기운이 혈액으로 잘 전해지므로 건강한 혈액이 몸속의 열을 내리고 털구멍을 열어 노폐물을 배출시킨다. 이때 땀을 흘려 땀구멍까지 활짝 열면 피부 밑의 독소와 노폐물이 빠져 나온다. 그 결과 피부에 화색이 돌고 윤기가 난다. 그래서 예로부터 ‘숨결이 고우면 살결도 곱다’고 하는 것이다. 가을볕은 피부에도 그리 나쁘지 않으니 자주 걷거나 뛰는 운동으로 심폐기능을 강화하자.
박수은 편강한의원 명동지점 원장
▲동국대 한의대 대학원졸업 ▲동서한방병원 일반수련의 ▲동서한방병원 전문수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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