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기관지염은 호흡기 가장 깊은 곳, 기관지 끝부분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주로 두 살 이하 어린 아이들이 걸리기 쉽다. 심한 기침과 가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흔히 감기 끝에 찾아온다. 모세기관지염을 감기로 알고 감기약만 먹이면 증세가 악화될 수도 있다. 감기약은 기관지에 그다지 작용하지 않아 효과도 없이 약만 먹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감기와 모세기관지염, 기관지천식을 초기에 구분하기 위해서는 아이의 호흡을 주의를 기울여 잘 들어야 한다. 숨을 쉴 때 쌕쌕하는 천명음이 들리거나, 호흡이 지나치게 빠르거나, 가슴이 쑥 들어간다면 모세기관지염을 의심해야 한다. 모세기관지가 좁은 18개월 이하 영아는 기관지가 조금만 붓거나 분비물이 들어와도 쉽게 막혀 금세 숨이 차게 돼 호흡곤란 증세를 보인다. 초기에는 열이 별로 없는 가벼운 감기 증세를 보이다가 호흡곤란 상태가 지속되면 제대로 먹지 못해 탈수증을 일으키고 폐렴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모세기관지염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것이므로 아이가 외출한 뒤 돌아오면 손발을 깨끗이 씻고 닦아주어야 한다. 아이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바깥 나들이를 삼가고 어린이집도 보내지 않는 것이 좋다. 아이가 갖고 노는 장남감과 이부자리를 자주 세척·세탁해주고, 면역력을 키울 수 있는 균형식을 먹여야 한다.
적당한 습도 유지는 필수다. 수시로 수분을 섭취해 아이가 마른기침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때 차가운 물보다는 미지근한 물이 좋다. 도라지차나 생강차를 끓여 자주 마시게 하면 더욱 좋다. 목 부위를 가재수건으로 감싸 따뜻하게 하면 감기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렇게 주의하는데도 아이가 자주 모세기관지염에 걸리면 부모가 비염이나 기관지염 증세가 있는지 가족력을 살필 필요가 있다.
이호진 편강한의원 부천점 원장
▲대전 한의과대 졸업 ▲한국토종약초 보존협회 경기남부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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