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람의 억척가’는 독일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원작 ‘억척 어멈과 그의 자식들’을 판소리로 새롭게 탄생시킨 작품이다. 전쟁 속에서 살길을 구하는 억척스러운 한 여인 ‘김순종’의 이야기다. 전남 시골 마을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던 김순종은 어느 날 사소한 오해로 소박을 맞게 된다. 고향을 떠난 그는 중국 한나라에 도착해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아비가 다른 세 자식을 둔 김순종은 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전쟁 상인이 된다. 착하고 순박했던 이 여인은 전쟁의 소용돌이를 겪으며 거짓 상술로 가득 찬 억척스러운 사람으로 탈바꿈한다. 종국에는 자식의 죽음도 모른 체하는 비정한 어미로 변모해간다.
원작 ‘억척 어멈과 그 자식들’이 전쟁 통에 휩싸인 가족과 어머니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자람의 억척가’는 전쟁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감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쟁이란 극한 상황에서 인간이 느끼는 공포·연민·죽음·분노·슬픔 등 여러 감정을 판소리 특유의 풍자와 해학으로 담아냈다. 이를 통해 ‘사람을 사람답게 살도록 내버려두지 않고, 억척스러워야만 살아남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는 묵직한 질문을 관객에게 던진다.
‘이자람의 억척가’는 어려운 한자어나 고사 대신 오늘날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쉬운 말로 구성돼 있다. 특히 이번 공연은 초연작을 그대로 살린 ‘오리지널 버전’이다. 대극장 무대 위에 객석이 설치돼 관객이 창자의 움직임을 보다 가까이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5월10일 오후 8시와 5월11일 오후 4시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만 7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3만원. (031)828-5894, 5
정아람 기자
<세계섹션>세계섹션>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