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 1천220㎞의 내핵은 자기장을 발생시켜 해로운 우주선(線)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해 주는 중요한 존재이지만 표본 채취가 불가능해 지금까지의 연구는 지진파를 분석하는 수준에 그쳤다.
지금까지 내핵에 관해 알려진 것은 지진파가 내핵을 통과하는 속도가 모든 방향에서 같지 않다는 사실, 즉 내부의 물질 분포가 균일하지 않다는 것 정도였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해수면 기압의 300만 배나 되는 초고압으로 철을 짓누르는 실험을 통해 내핵의 강도가 알려진 것의 40%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초고압 발생 장치인 다이아몬드 앤빌 셀(DAC)로 지구 내부의 압력을 시뮬레이션한 상태에서 순수한 철 알갱이를 압축하는 실험을 한 결과 놀랍게도 철의 강도가 기존 추정치의 40%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이처럼 내핵의 강도가 약하다는 것은 내핵의 미소(微小)결정들이 특정 방향으로 흘러 정렬했을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며 이것으로 지구 내핵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이유를 설명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새로운 측정치를 토대로 지구 내핵이 어떤 과정을 거쳐 변형됐는지 알 수 있을 것이며 이에 따라 지구를 비롯한 행성들의 형성 과정에 관한 우리의 생각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호주 국립대 과학자들은 지난 1961년부터 2007년 사이에 일어난 24개의 중복 지진(earthquake doublet)을 분석해 지구 내핵의 회전 속도를 측정한 결과 회전 속도가 일정하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중복 지진은 짧은 시간 간격을 두고 일어난 같은 크기의 지진을 가리키는 것으로 단시간 내에 일어나는 미묘한 변화를 추적하는데 유용하다.
지구 내핵이 맨틀과 다른 속도로 회전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것이지만 실제 정확한 속도는 밝혀지지 않았는데 연구진은 중복 지진 자료를 통해 내핵이 750~1천440년에 한 번 꼴로 회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은 그러나 회전 속도가 불안정해 축을 중심으로 내핵이 완전히 한 바퀴 도는데 정확히 얼마나 걸리는지는 알기 어렵다고 밝히고 속도가 이처럼 불규칙한 원인은 아마도 중력과 자기력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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