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달 초 모로코 동북부 나도르시(市)에서 15살 소년과 14살 소녀 커플이 거리에서 키스한 혐의로 체포됐다.
둘의 키스 장면을 카메라로 찍어 페이스북에 올린 16살 된 친구도 함께 체포됐다.
나도르 지역의 한 기관은 이 사실을 검찰에게 알렸고 검찰은 이들 3명을 외설 혐의로 기소했다.
지난 7일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이들은 현재 정식 재판을 앞두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는 체포 사실을 비판하며 기소를 취소하라고 촉구했고 이사건은 소셜미디어를 타고 확산돼 모로코의 핫 이슈가 됐다.
앰네스티의 아프리카 담당 이사 필립 루터는 성명을 내고 “10대가 단순히 키스하고 이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받을 수 있다는 게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들 젊은이는 처음부터 구금되지 말아야 했다”며 “이런 표현이 기소로 이어진 근거를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세속주의 성향의 이슬람 국가인 모로코에서는 이를 지지하는 ’키스 시위’가 온·오프라인에서 열리고 있다.
수십명의 커플은 자신들의 키스 장면을 트위터 등 인터넷에 올리며 “당신은 이제 나를 체포할 수 있다”는 내용의 조롱하는 글을 올렸다.
지난 12일 모로코 수도 라바트에서는 의회 앞에서 약 30명이 모여 집단 키스 장면을 연출하며 “사랑은 영원하리”를 외쳤다.
이 시위에 참여한 니자르 벤나마트(28)는 “법은 사회의 분쟁 해결에 도움을 주고 모로코인들을 보호해야 한다”며 청소년 처벌에 이용된 애매한 내용의 현 법률 체계를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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