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토즈, 상장으로 도약 발판
선데이토즈는 이날 기업인수목적회사인 하나그린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했다고 밝혔다. 액면가는 100원, 자본금은 31억4833만원으로 애니팡을 만든 이정웅 대표 외 2명이 48.17%의 주식을 보유했고, 소프트뱅크벤처스와 코오롱인베스트먼트 등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선데이토즈는 상장에 따라 220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확보했다.
선데이토즈가 상장까지 한 것은 애니팡 덕이다. 지난해 7월30일 출시된 애니팡은 1년을 넘긴 지금도 게임 랭킹 상위에 올라 있다. 애니팡은 5일 기준으로 구글플레이스토어 무료게임 순위 4위이고, 1일 사용자 수 기준으로도 1∼3위를 오르내린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는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한 게임이 1년 이상 인기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며 “온라인 게임으로 따지면 2∼3년 이상 인기를 누리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선데이토즈는 애니팡 하나로 지난해 238억원의 매출과, 8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올해 새로 출시한 ‘애니팡 사천성’도 구글플레이스토어 기준으로 10위권에 랭크돼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올해 예상 매출 규모는 440여억원이다.
선데이토즈가 출시해 ‘카카오톡 게임’ 돌풍을 일으킨 ‘애니팡’ 게임 화면 모습. |
대표를 포함해 3명이었던 선데이토즈 직원은 60여명으로 늘어났고 이번 투자를 발판으로 경쟁력 있는 인재 채용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내년에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선데이토즈 행보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기대 반, 우려 반이다. 먼저 모바일 시장에 대형 기업들이 속속 참여하는 상황에서 애니팡이 시의적절하게 몸집 키우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향후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지금까지 게임 유통 수수료를 제외하고는 회사 운영비용이 거의 들지 않던 선데이토즈는 직원이 늘어나고, 거대 게임회사들과 마케팅 경쟁을 하면 상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애니팡에 이은 후속 게임이 인기를 끌지 못할 경우 경영이 급속히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한 모바일 게임사 관계자는 “신작 게임의 다변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 없이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선데이토즈가 게임 개발이 아닌 유통에서도 실력발휘를 할 수 있을지도 변수다. 업계는 일단 올해 말 출시하는 ‘애니팡2’의 성과가 향후 선데이토즈의 순항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장 첫날 선데이토즈 주가는 3.89% 떨어진 4205원에 거래를 마쳤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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