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괴한들의 침입을 받은 어린이재단 한국인 직원들을 구출하고 부대로 복귀한 한빛부대 경비대원들. 합참 제공 |
괴한들은 먼저 창문을 깨고 현지 직원들을 총으로 위협해 숙소 문을 열게 한 뒤 현지인 태권도 사범을 둔기로 집단폭행했다. 이 과정에서 현지인 사범은 심각한 두부 열상 및 타박상을 입었다. 비명소리에 잠을 깬 한국인 직원들은 한빛부대 지휘통제실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다급한 상황을 접수한 한빛부대는 즉각 고동준 부대장(대령·육사45기)의 지휘 아래 출동 준비에 나섰다. 이어 UNMISS 안보국에 출동허가를 요청하고 현지경찰에 협조를 구하고는 곧바로 현장으로 출동했다.
범죄현장으로 이동하는 동안 한빛부대는 화장실로 피신한 직원과 휴대전화로 통화하면서 “한빛부대와 현지경찰이 도착하기까지는 어떤 일이 있어도 화장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지 말 것”등을 행동지침으로 하달하며 직원들을 심리적으로 안정시켰다.
하지만 이동중 괴한들이 한국인 직원이 거주하고 있는 사무실동에 침입하기 위해 잠금장치 해제를 시도하고 있다는 긴박한 소식이 전해졌다.
재단 사무실을 1㎞ 정도 남겨둔 지점에서였다. 소리없이 현장으로 다가서던 기동타격대장 김장순 대위(3사42기)는 즉각 불빛에다 사이렌을 울리며 무장괴한들을 압박해갔다. 한빛부대의 신속한 출동과 사이렌 소리에 무장괴한들은 혼비백산해 기동타격대가 현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줄행랑을 쳤다.
부대원들은 직원들을 무사히 구출한 뒤 부대 숙소를 제공하고 부상당한 현지인 태권도 사범의 상처도 치료했다.
최초 상황접수에서부터 상황종료시까지 걸린 시간은 1시간 남짓에 불과했다. 칠흙같은 어둠 속에서 이뤄진 이번 구출작전은 사전 치밀한 준비와 훈련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작전이었다.
고 부대장은 “앞으로도 유사상황이 발생했을 때 국민 안전을 함께 책임지는 부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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