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실각, 올 초 보위부가 측근 비리 내사

최측근 행정부부장 2명 공개 처형당해, 군부와 알력 등 권력투쟁설

북한 실권자로 알려진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고모부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이 실각한 것으로 보인다.

3일 국가정보원은 "장성택의 최측근 2명이 지난 11월 하순 공개처형됐다"면서 "이후 장성택 소관 조직과 연계 인물들에 대한 후속 조치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파악했다"고 확인했다.

이날 국정원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국회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처형당한 인물은 장성택의 오른팔, 왼팔로 알려진 행정부 1부부장 이용하와  행정부 부부장인 장수길이다"며 "이후 장 부위원장이 자취를 감춰 실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망한 김정일의 여동생 김경희의 남편인 장성택은 김정일 시대 이래 북한 최고실세 중 한명으로 군림해 왔다.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단시간내 군력을 장악한 것도 장성택이 버티고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까지 낳게할 정도로 실세 중 실세로 불렸다.

또 당과 군의 최고 실세로 등장한 최룡해 국방위 부위원장 겸 인민군 총정치국장도 장성택 계열로 분류 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보위부에서 장성택 심복에 대한 비리혐의를 포착해 내사에 들어가는 등 군부를 주축으로 한 견제분위기에 따라 장성택의 외부활동은 지난해에 비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김정은의 고모 김경희도 와병설이 꾸준히 나도는 등 활동상황이 예전만 못하다.

국정원은 "내부적으로는 장성택 측근들을 비리 등 반당 혐의로 공개처형한 사실을 전파하고 김정은에 대한 절대충성을 강조하는 사상교육을 실시하는 등 내부동요 차단에 부심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했다.

또 장성택의 상태에 대해 "장성택은 모든 직책에서 해임됐을 가능성이 농후하며, 당 행정부는 기능이 무력화되거나 해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예상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지난 1일자 노동신문을 통해 "김정은 유일 영도체계를 철저히 세우며 세상끝까지 김정은과 운명을 함께할 것"을 촉구하는 기사를 내보낸 것도 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태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