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는 3일 인터넷판 톱으로 “한국 국정원이 장성택의 핵심 측근 두명이 공개처형 당하고 장성택도 실각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을 국회 정보위에 보고했다”면서 “장성택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생전에 아낀 여동생 김경희의 남편으로 김정일 사후 김정은의 멘토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타임스는 “북한의 김씨 일가는 오직 한 사람의 최고지도자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면서 “장성택을 비롯한 권력엘리트들은 단지 김정은의 조종범위내에 들어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올해 30세의 김정은은 지난 2년간 아버지시절의 충직한 부하들을 제쳐두고 자신에게 충성할 수 있는 군부와 당의 새로운 엘리트들을 포진시키며 최고지도자로 빠르게 권력기반을 다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정은은 종종 해고나 강등을 통해 충성심을 시험하고 은밀한 정보를 수집하며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받은 리더십과 다른 테크닉을 구사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세종연구소 정성창 수석연구위원은 “장성택의 측근들이 단순히 부패만으로 처형됐다고 보지 않는다. 권력과 관련한 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장성택이 ‘사실상의 넘버2’인 적이 없었다는 의미로 향후 북한군부와 당의 엘리트들은 김정은에게 충성심을 더욱 강하게 입증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간 일부 북한전문가들은 김정은이 허수아비이며 실제 권력은 장성택이 쥐고 섭정을 하는 것으로 판단하기도 했다. 실제로 장성택과 김경희 부부는 지난 수년간 중요한 역할을 맡았고 신흥 엘리트들도 이들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다.
지난 4월 경제관료인 박봉주가 경제전반을 관장하는 내각 총리에 오르면서 장성택이 북한의 경제개방을 주도할 것으로 예측됐다. 장성택은 지난해 중국을 방문, 국경지대 두곳을 자유경제지역으로 만드는 것을 논의하기도 했다.
타임스는 “장성택 부부는 2008년 김정일이 뇌졸중으로 건강이 악화된후 은둔의 왕국에서 권력 향방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로 부상했다”면서 “2011년 말 김정일 사후, 이들은 조카가 노동당과 군부, 각료의 44%를 교체하는 등 권좌를 공고히 하는 것을 도왔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잠재적인 권력경쟁자로 될 것으로 판단한 김정은이 장성택의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약화시키는데 힘을 기울였을 것”이라며 노동신문이 지난달 30일 “이 세상 끝까지 따르자”며 김정은의 유일영도를 촉구하는 사설을 실은데 주목했다.
장성택의 몰락은 지난 4월 국가보위부장이 된 김원홍과 인민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에 의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타임스는 “최룡해가 장성택의 사람으로 알려졌지만 올들어 김정은을 동반한 횟수에서 장성택을 앞섰다”면서 “김정은과 함께 공식석상에 보이는 관료는 확실한 신임을 받고 있다는 신호”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장성택은 김정은과 함께 공식석상에서 106회 등장했지만 올해는 52회로 절반이하로 급감했다. 장성택이 김정은과 함께 나온 것은 10월 10일 노동당창건일 행사가 마지막이었고 11월 6일 일본의 안토니오 이노키의원을 만난 이후로는 공식석상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타임스는 북한 매체가 장성택의 운명에 대한 일체의 보도를 하지 않고 있으며 권력의 전면에서만 사라진건지, 감금됐는지는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터프츠대학 플레처스쿨의 북한전문가 이성윤 교수는 “전체주의 체제에서 ‘넘버투’의 인생은 불안정한 것이다. 그러나 김정은이 고모부를 처형하기는 어렵기때문에 과거 두차례 부침을 거듭한 것처럼 다시 돌아올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이 교수는 “현 시점에서 장성택의 실각과 두 측근의 처형은 북한의 모든 사람들, 특히 권력의 환상을 품는 자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던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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