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프레데터 무인기. 사진=미 공군 홈페이지 |
정찰, 표적 공격, 통신 중계 등의 용도로 이라크와 아프간에서만 수천대가 넘게 사용된 무인기는 이제 민간인과 테러 조직까지도 앞다투어 구입하는 '핫 아이템'이다.
실제로 2003~12년 사이 세계 각국 정부와 민간 조직이 무인기 구입에 지출한 금액은 350억달러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10년후 이 금액이 700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무인기 기술은 미국과 이스라엘 주도하에 유럽 국가들이 그 뒤를 쫓고 있다. 중국 역시 지난 11월 스텔스 기술을 가미한 자국산 무인기 비행시험에 성공했다.
무인기 기술이 급속히 발달하면서 항공산업계와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미래에는 무인기가 스텔스기를 제치고 6세대 주력 전투기의 지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무인기는 기존의 유인기에 비해 생산, 운영가격이 낮다. 국방비 감축이 지속되는 현실에서 이같은 특성은 각국 군대에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 전투중 격추돼도 조종사는 죽지 않아 인명피해가 없는 것도 장점이다.
반면 무인기는 적지 않은 문제점도 노출하고 있다. 무인기는 사전 입력된 프로그램에 의해 비행한다. 따라서 중간에 항로를 취소하거나 변경하는 것이 쉽지 않다. 게다가 적이 무인기와 지상통제센터간의 통신망을 해킹하면 손쉽게 무인기에 대한 통제권을 탈취할 수 있다.
무인기로 지상 표적을 공격하는 것 역시 법적, 윤리적 문제를 야기한다. 표적을 둘러싼 환경은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 따라서 무고한 민간인이 테러 용의자로 몰려 목숨을 잃는 일이 발생한다. 이미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에서는 미군의 잘못된 무인기 공격으로 테러와 무관한 사람들이 사망해 오바마 미 행정부와 현지 정부를 난처하게 만든 적이 있다.
이같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장래 무인기가 공중전의 주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 군사전문가 블라디미르 쉐르바코프는 “무인기를 둘러싼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지금은 유인기가 더 효과적이라고 인정받는다”면서도 “앞으로 기술이 계속 발전해 문제들이 해결되면 가까운 미래에 무인기가 유인기를 밀어낼 수 있다”고 평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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