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 안뜯은 정품도 많아 진품 고유번호 확인 가능 A씨는 최근 장롱에 모아 놓은 명품 핸드백과 명함집 10여종을 들고 서울 압구정동의 한 ‘중고 명품점’을 찾았다. 올 들어 지인들로부터 선물받은 명품 소품을 현금화하기 위해서다. A씨처럼 명품 가방·벨트·명함집·볼펜 등을 선물로 받은 사람들이 중고 명품점을 통해 현금화하는 수준은 실제 제품 가격의 60∼65% 선이다. 중고 명품점은 물건 상태를 꼼꼼히 확인한 뒤 품질 보관 상태에 따라 10∼20% 마진을 붙여서 소비자들에게 되판다.
따라서 중고 명품점에서 구찌, 루이뷔통, 페라가모, 몽블랑 등 명품 소품을 정상가의 70∼75% 선에서 살 수 있다. 대부분 상표가 그대로 붙어 있는 정품이다. A중고 명품점 관계자는 “중고 명품점이라고 중고만 파는 게 아니다. 포장도 뜯지 않은 정품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다”며 “정상가의 70∼80% 선에서 구입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명품 소품들이 서울 시내 중고 명품점으로 몰리는 이유는 뭘까.
아직도 일부 계층에서는 명품을 선물로 주고받는 일이 많다. 혹은 현금 마련을 위해 ‘명품깡’을 하는 중소기업들이 적지 않다고 명품점 관계자들은 귀띔했다. 수백만∼수천만원대의 명품을 구매해 접대비로 처리한 뒤, 현금화하는 것이다. 건설회사 한 관계자는 “매년 거래처 80여명에게 자체 등급별로 명품 가방과 지갑, 벨트, 볼펜 등을 돌리는데 비용만 억대에 이른다”며 “일부는 현금화해 다른 목적으로 사용한다”고 털어놨다.
따라서 명품 하나쯤 갖고 싶어 하는 새내기 대학생과 직장인들은 중고 명품점을 한번 들러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짝퉁인지 진품인지 확인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가까운 명품 매장에서 고유넘버를 확인하는 것이다. 각 매장에서는 제조사별로 진품 확인 매뉴얼과 함께 고유 넘버를 통해 짝퉁인지를 구별해준다.
또 진품은 가죽 특유의 냄새가 나고 부드럽지만, 짝퉁은 가죽에서 화학 본드 냄새가 나고 딱딱하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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