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가 유럽 시장에서 단계적으로 철수한다고 밝혔다. 생산 물량의 상당수를 유럽으로 수출하던 한국지엠은 실적악화, 공장축소 등이 예상된다.
미국 제너럴모터스는 5일(현지시각) 유럽 시장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철수하고 현지 브랜드 오펠과 복스홀을 강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쉐보레는 오는 2015년까지 단계적으로 철수하며 콜벳과 같은 상징적인 차종만 남겨둔다. 다만,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 등 일부 시장에서 판매는 계속한다.
생산량의 상당부분을 유럽에 수출하던 한국지엠은 향후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창원, 군산, 부평 등에서 연간 65만대를 생산해 온 한국지엠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27.7%에 해당하는 18만대를 유럽으로 수출해왔다. 한국지엠은 2015년까지 수출물량이 순차적으로 줄어들어 향후 생산량 확보를 위한 사업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한국지엠은 이 같은 사실을 노조에 전달하고 향후 전략에 대한 협의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유럽의 쉐보레 판매법인 30개가 적자에 시달리면서 이를 정리하고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 등의 시장에 집중하려는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한국지엠의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공장 인력 재배치, 구조조정 등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군산 공장이 준중형 신차 ‘크루즈’ 후속의 생산에서 제외되며 ‘축소’ 혹은 ‘철수’ 등의 의혹이 불거졌다. 또,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과정에서 만난 제너럴모터스 댄 애커슨 회장이 ‘한국 근로자의 임금 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등 안팎으로 구조조정 요구가 이어져왔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 세르지오 호샤 사장은 “한국지엠은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한국에서 더욱더 경쟁력있는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며 “계속해서 지엠 글로벌 비즈니스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사업장으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다일 기자 aut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