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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의 길’ 걸어가는 두 스님 갈등과 고뇌

입력 : 2014-05-01 21:26:47 수정 : 2014-05-02 10:2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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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석가탄신일 특선 ‘만다라’ 떠나간 연인을 잊지 못해 출가한 지 6년이 넘도록 번뇌를 주체하지 못하는 승려 법운. 우연히 버스에서 만난 지산 스님과 함께 생활하게 되지만 항상 술에 찌들어 사는 그의 모습에 실망을 느껴 결국 지산 곁을 떠난다. 그러던 중 두 사람은 어느 절에서 운명처럼 다시 만나게 되는데, 달관한 부처처럼 자유분방한 지산의 모습에 법운은 차츰 매력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법운은 지산의 죽음을 계기로 지산이 파격적인 기행을 통해 얻으려 했던 구도의 길이 무엇인지 깨닫는다.

‘만다라’는 두 스님의 깨달음의 과정을 로드무비 형식으로 펼쳐낸 한국 종교영화의 걸작이다.
EBS는 석가탄신일을 맞아 7일 0시10분 임권택 감독의 1981년작 영화 ‘만다라’를 방송한다. 소설가 김성동의 동명 원작을 영화화한 불교영화의 걸작으로 1981년 베를린 영화제에 출품돼 호평과 함께 임권택 감독의 존재가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된 계기가 된 작품이기도 하다. 임 감독의 영화미학의 진수로 평가받는 휴머니즘 색채가 짙은 영화로 삶과 인생의 본질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구도의 길을 가고 있는 두 주인공의 모습이 우리 산하의 사계절을 배경으로 때로는 아름답게 때로는 처연하게 묘사된다.

임권택 감독의 ‘영원한 단짝’인 정일성 촬영감독이 카메라에 담은 수려한 풍광도 놓칠 수 없는 부분. 당시 임 감독은 정 촬영감독이 암에 걸려 수술을 받자 그의 몸이 낫기를 기다려 촬영을 시작했다. 그렇게 완성된 ‘만다라’의 영상미는 오늘날 기준으로 보아도 탄탄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특히, 지산과 법운이 함께 걷는 설원을 롱쇼트로 잡아낸 장면은 공간의 여백을 활용한 영화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두 주인공 승려로 분한 안성기, 전무송의 뛰어난 연기도 볼거리. 특히, ‘만다라’는 배우 안성기와 임권택 감독이 함께한 첫 작품으로 유명하다. 1957년 여섯 살의 나이로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에 아역으로 출연하며 연기를 시작한 안성기는 ‘만다라’를 통해 성인배우로 성공적인 첫발을 내딛을 수 있었다. 당시 법운 역을 맡은 안성기가 대종상 남우주연상, 지산 역을 맡은 전무송이 백상예술대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서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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