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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65세 이상 어르신 10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치매 유발 요인 중 알츠하이머병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과 김기웅 교수팀이 1990년부터 2013년 사이 국내서 발표된 11편의 치매 관련 논문을 이용해 '23년간 국내 치매 유병률 동향'을 분석해 발표한 것을 보면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이 9.2%로 나타났다.

이같은 유병률은 2009년 세계 치매보고서에 보고된 동남아시아와 중국의 치매 유병률 4.19~7.63%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이는 한국이 중국과 동남아시아보다 상대적으로 고령화가 많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한국보다 앞서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치매 유병률이 15%나 된다.

치매 중에는 알츠하이머병 유병률이 5.7%로 가장 흔했고, 그 다음으로는 혈관성 치매가 2.1%였다.

알츠하이머병은 뇌 속에 과다하게 쌓인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대뇌 신경세포를 죽게 해 걸리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알츠하이머의 대표적 초기 증상은 전화번호나 사람 이름을 잊어버리는 등의 기억장애와 말하기, 읽기, 쓰기 등에 문제가 생기는 언어장애, 방향감각이 떨어지는 시공간능력 저하 등이다.

알츠하이머병원은 진단과 치료가 이르면 이를수록 뇌기능의 퇴화를 지연 또는 중단시켜 호전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

혈관성 치매도 그 원인이 되는 고혈압, 동맥경화, 당뇨병 등 만성 성인병을 철저히 치료하면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과도한 음주와 흡연은 치매를 유발하는 요인인 만큼 될 수 있으면 삼가는 게 좋다.

김 교수 팀은 국내 치매 유병률은 65세 이후 나이가 5.8년 많아질 때마다 두 배씩 증가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65세 연령의 치매 유병률이 1%라면 5.8세가 많은 70.8세의 치매 환자 비율은 그 곱절인 2%라는 얘기다.

알츠하이머병이 1995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한 반면 혈관성 치매는 2000년대 초를 지나면서 감소한 것도 특징이다. 이에 따라 혈관성치매 대비 알츠하이머병 비율은 1995년 1.96에서 2013년에는 4.13으로 크게 높아졌다.

김기웅 교수는 "우리나라 치매환자는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줄다가 2000년 후반부터 다시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이라며 "치매환자가 단시간에 급격히 늘어나는 데 비해 사회적 인프라가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현재 구축된 치매 인프라 중 가장 유용한 건 치매상담콜센터(☎1899-9988)"라며 "24시간 상담이 가능한 만큼 치매 환자 때문에 문의할 게 있다면 언제라도 이 전화를 이용하는 게 좋다"고 했다.

이번 연구결과가 담긴 논문은 국제학술지 'JKMS' 7월호에 게재됐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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