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시인 고은은 “시는 내 심장 속에서 나오는 새로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KBS 제공 |
고은은 마케도니아 스트루가 시 축제에서 10일 정도를 보냈다. 그동안 세계 각국에서 온 시인들이 “아이 러브 고은”을 외쳤다. 또 고은의 시 낭송을 듣고 눈물을 흘리는 외국인도 찾아볼 수 있었다. 여든이 넘었음에도 현역 시인으로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열혈청년’처럼 살고 있는 고은은 인종과 언어를 초월해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50여권의 다작, 뛰어난 작품성으로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시인으로 인정받고 있는 고은. 그는 미국 시인 게리 스나이더가 ‘한국문화의 대변인’이라 평할 정도로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으로 자리 잡았다.
고은의 작품 중 단연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은 25년 동안의 세월을 거쳐 완성한 4001편, 30권의 연작시 ‘만인보’다. 1980년 내란음모죄로 구속돼 철창조차 없는 미로 같은 특별 감방 안에서 생의 최후만을 생각하던 고은은 지워지지 않는 과거를 회상하며 글로 풀어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석방 이후 등장인물 5600여명이 등장하는 20세기 세계 문학사상 최대의 기획 만인보를 완성했다. 완전한 절망의 순간, 극한의 상황에 치달았을 때 구상하게 된 것이 바로 그의 대표작이 된 것이다.
그는 시에 대해 “내 심장 속에서 나오는 새로운 소식”이라며 “내년부터 서재에서 곰이 겨울잠 자듯, 개구리가 겨울 지내듯 밖에 나가지 않고 집필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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