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은 작품을 전시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자신을 알리는 기회가 되면서 반기는 분위기다. 대중적 인지도가 있는 작가가 없다는 것이 한국미술시장 침체의 주요 요인 중의 하나라는 점에서 의미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요즘 생존작가 중 제일 잘나간다는 이우환 작가조차도 미술계 밖의 대부분 사람들에겐 이름이 낯선 게 현실이다. 예전엔 천경자 등 몇몇 작가들의 이름은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던 것과는 상당히 대비가 된다. 자연스럽게 한국미술시장은 외국 유명작가들의 차지가 됐다.
미술계도 한국작가들에게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가 인지층의 확대라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 작가와 작품을 보다 많이 ‘소비’시키려면 대중적 인지도는 필수요소이기 때문이다. 명품브랜드 에르메스의 예를 들어보자. 고가의 명품백을 구매하는 구매층이 있으려면 그 구매층의 수천배 혹은 수만배가 되는 인지층이 존재해야 한다. 구매자는 ‘대중의 인지도’를 소비하는 것이다. 백을 살 수 없는 이들은 차선책으로 스카프를 구매하고 있다. 에르메스 매출의 30%를 스카프가 차지한다고 한다. 선도하는 ‘스타’가 있으면 그 ‘아랫것’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는 얘기다. 미술시장도 마찬가지다. 시장을 이끄는 스타작가가 있으면 다른 작가들에게도 햇볕이 쪼이게 마련이다. 미술 컬렉터가 늘어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미술과 작가에 대한 인지층이 적기 때문이다.
‘아티스트파티’ 공간을 마련한 이는 금융투자 기업을 이끌고 있는 이다. 해외 파트너와 만나면 화제의 80%가 미술이라는 점에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도 미술에 관심을 가지면서 미술계 인사와 작가들을 알게 됐고 미술소통 공간을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
그러기 위해서는 미술과 엔터테인먼트의 이상적인 공존과 시너지에 대한 미술계의 고민과 준비도 필요한 시점이다. 미술계에선 대중들이 미술(전시장)을 어렵고 부담스러워하는 것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미술과 비교적 가깝다는 디자인계 인사들조차도 전시장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고들 할 정도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전시장은 낯선 곳이란 얘기다.
미술계도 변화하는 시대에 눈을 돌려야 한다. 기존의 갤러리와 미술관 전시라는 틀에 갇혀 ‘미술인들만의 리그’로 만족한다면 인지층의 확대는 요원한 일이다. 다양한 소통 통로를 마련해 그 속에서 작가들이 성장하도록 환경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유명 해외 스타작가들도 프로모션 차원에서 인지층 확대를 위해 다양한 전시형태와 소통을 하고 있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아티스트파티’라는 공간을 통해 스타작가들이 탄생되는 과정을 보고 싶다. 미술 애호가와 작가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방향도 수시로 조정해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미국 실리콘벨리의 벤처기업가가 개발한 ‘린스타트업(lean startup)’방식을 연상시킨다. 스타작가가 많이 출현해야 한국미술시장을 견인할 수 있다. 미술계의 열린 사고가 절실히 요구된다.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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