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러닝머신'이라는 용어로 통하는 트레드밀(실내에서 달리기와 걷기를 할 수 있는 운동기구) 앞에 책상을 달아서 걷거나 서 있는 상태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한 물건이다.
특히 비만 인구 비율이 세계 평균보다 훨씬 높은 미국에서는 트레드밀 책상이 직장인의 운동량을 늘려 건강을 증진하고 장기적으로 생산성을 향상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으며, 비만 관련 학회 등에서도 관련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근무 환경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 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한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오리건 주립대에 따르면 이 대학의 존 슈나 조교수 등은 최근 학술지 '직업 및 환경 의학 저널'(Journal of 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Medicine)에 민영 의료보험 회사에 근무하는 비만 직장인 40명을 대상으로 12주간 트레드밀 책상의 효과를 실험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실험 참가자 중 절반은 시간을 정해서 트레드밀 책상을 사용한 '실험군'이었고, 나머지 절반은 일반 책상을 사용한 '대조군'이었다.
그 결과, 트레드밀 책상 사용자의 하루 평균 걸음수가 1천 보 넘게 증가하는 효과는 관찰됐으나, 12주간 체질량지수(BMI)에 의미 있는 변화는 없었다.
이들은 연구진이 요청한 운동 시간의 절반 정도인 하루 45분 정도만 이를 활용했으며, 걷는 속도도 시속 3km 정도로 느려 운동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슈나 교수는 "트레드밀 책상은 통상적인 운동을 효율적으로 대체할 수 없으며, 설치하기 위해 드는 비용 등 어려움을 감수할만한 가치가 없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2013년 4월에는 마요 클리닉의 내분비연구부 비만문제 해결 연구팀의 프로그램 매니저인 게이브리얼 켑 등이 미국 비만학회 학술지 '비만'(Obesity)에 '트레드밀 책상: 1년 간의 전망적 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 저자들은 일반 책상 대신 1년간 트레드밀 책상을 쓰는 데 동의한 직장인 여성 25명과 남성 11명의 운동량과 체중을 추적한 결과 운동 시간이 늘었고 업무 생산성은 지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다만 체지방이나 평균 체중 감소 효과는 비만한 사람을 제외하면 뚜렷지 않았다.
트레드밀 책상의 체중 감소 효과 대신 생산성에 대한 영향을 연구한 논문도 있다.
HEC 몬트리올 경영대의 엘리제 라봉-르모니 등은 지난달 '컴퓨터스 인 휴먼 비헤이비어'(Computers in Human Behavior)라는 학술지에 '기억력과 주의력에 대한 트레드밀 책상 사용의 지연된 효과'라는 제목의 논문을 실었다.
이 논문에서 저자들은 걸으면서 일한 경우 시간 차를 두고 기억력과 주의력이 향상되는 효과가 나타났고 신경생리학적 측정에서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왔다고 보고했다. 다만 피험자 수가 실험군 9명, 대조군 9명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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