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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해외겸용 카드 수수료 2000억 육박

입력 : 2015-02-13 20:51:41 수정 : 2015-02-13 23:4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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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마스타 등 국제 브랜드, 국내 이용액에도 수수료 부과
해외 수수료보다 3배나 높아
해외 사용 2%에 불과해도 매년 수천억 국부유출 논란
비자·마스타카드 등 국제브랜드가 찍힌 카드를 쓰는 대가로 지불하는 수수료가 지난해 2000억원에 육박했다. 국제 브랜드사들이 국내에서 쓴 카드 이용액에도 수수료를 부과하는 데다 해외에서 쓸 일이 없어도 무조건 해외겸용카드를 발급받는 습관 때문에 매년 수천억원의 국부 유출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13일 금융감독원과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비자·마스타 등 주요 국제카드사에 지급한 수수료는 총 1940억원으로 추산된다.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쓰려면 비자·마스타 등 국제카드사의 결제망을 써야 하기 때문에 이용액의 0.2% 내외 수수료와 카드발급유지 수수료(1장당 0.2∼1달러)가 부과된다. 문제는 국제카드사들이 자사 결제망을 쓰지 않은 국내 이용액조차 0.04%의 수수료를 물려 매년 1000억원대를 더 챙겨간다는 점이다. 국제카드사들이 지금까지 챙겨간 국내이용 수수료는 해외 수수료의 3배가 넘어 ‘국부 유출’ 논란이 제기됐다.

금융당국이 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국제 브랜드사들은 “전 세계 공통으로 적용되는 원칙에 예외가 없다”며 요지부동이다. 비자와 마스타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80%에 육박해 카드사들은 이들과 제휴를 끊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자 금감원은 2013년부터 해외겸용 카드 발급 비중을 줄이고 국내전용 카드 비중을 높이도록 지도했다. 국제분쟁으로 비화되는 것을 염려해 국제카드사의 배짱영업 행태는 건드리지 못하고 전체 수수료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국내 이용 수수료를 줄이는 우회적인 방법을 택한 것이다.

그러나 본보 확인 결과 국내전용과 해외겸용 카드 비중이 2.5대 7.5에 이르는 회사들이 적지 않았다. 신용카드 10장 중 3∼4장만 국내 전용으로 발급되고 있는 셈이다. 후발주자인 유니언페이(중국), JCB(일본) 등의 국제 브랜드사와 제휴해 국내이용 수수료를 물지 않는 대안상품을 개발한 일부 카드들은 5대 5 비율로 그나마 개선된 편이다.

해외여행 및 해외 직구족이 증가하고는 있지만, 개인신용카드 이용액에서 해외 사용 비중은 평균 2.6%에 불과하다. 해외겸용 카드가 남발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금융당국의 지도에도 국내전용카드 발급률이 낮은 것은 카드사의 홍보 및 소비자의 인식 부족 때문이다. 특히 카드사들은 해외겸용 카드를 일정 비율 이상 발급하면 국제 브랜드사로부터 연간 수백억원의 마케팅비를 지원받는데 이 때문에 국내전용 카드 발급과 홍보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이용 수수료의 국부 유출 논란에 카드사들이 침묵을 지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국제 카드사들이 주는 국내 마케팅 지원금은 우리가 낸 국내 이용 수수료에서 상당 부분 환급해주는 개념으로 볼 수 있는데 자칫 리베이트로 비칠 수 있어 국부 유출 논란이 나올 때 카드사들이 속시원히 해명할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정훈 연구위원은 “국내전용과 해외겸용 카드 연회비 차이가 5000원에 불과해 해외 이용 가능성이 없어도 해외겸용 카드를 신청하는 경향이 있다”며 “여러 개의 카드가 있다면 하나만 해외겸용으로 쓰고 나머지는 국내전용 카드로 보유하도록 카드사들이 고객 안내와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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