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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세포 속에 담긴 우주의 흔적 추적
“우주·인간의 DNA 구조 닮은꼴” 밝혀
인간의 몸은 일종의 ‘타임캡슐’ 강조
지구 대기변화·몸의 세포 관계도 설명
닐 슈빈 지음/이한음 옮김/위즈덤하우스/1만5000원
DNA에서 우주를 만나다/닐 슈빈 지음/이한음 옮김/위즈덤하우스/1만5000원


영국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의 빅뱅이론에 따르면 우주는 약 137억년 전에 출현했다. 수많은 별들이 생기고 사라졌으며 우주 속 물질들이 모여 지구가 탄생했다. 영겁의 세월 동안 지구상에는 수많은 생명체가 나타났다. 이에 비하면 인간의 생은 찰나에 불과하다. 광대한 우주의 시공간 속에서 인간은 실로 미미하고 하찮은 존재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의 DNA에 우주의 탄생과 역사가 담겨져 있다.

세계적인 생물학자인 닐 슈빈(54) 미국 시카코대 교수는 ‘DNA에서 우주를 만나다’에서 인간 DNA와 우주의 관계를 이론적으로 설명한다. 우주 탄생에서부터 수십억년 전에 일어난 우주적 사건들이 어떻게 작은 인간 몸속에 담기게 됐는지 그 연관성을 학술적으로 규명한다.

슈빈 교수는 2004년 인간 진화의 흔적인 물고기 화석 ‘틱타알릭(데본기 후기의 물고기류)’을 발견해 전 세계 과학계의 주목을 받았던 탐험가이기도 하다. 그는 인간 세포 속에 담긴 우주의 기원을 추적하며 인간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해답을 찾아나간다. 슈빈 교수는 물리학자의 도움을 받아 원자를 쪼개고 방대한 은하계를 조사했다. 캐나다 북쪽, 그린란드와 북극, 아프리카 등의 장대한 산맥과 심해저 암석을 탐사하고 생물체의 DNA를 분석하는 과정을 책에 담았다. 이를 통해 우주와 인간의 DNA의 구조가 흡사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는 인간 세포는 우주와 끊임없이 상호작용하지만 인간의 뇌가 이를 의식하지 못할 뿐이라고 주장한다.

슈빈 교수는 천문학자 칼 세이건(1934∼1996)이 남긴 “우리가 보는 별빛은 오래전 화학반응으로 형성된 것”이란 말을 인용했다. 그는 “우주의 광대함을 생각할 때 우리 눈에 들어오는 별빛은 결코 인공 불빛이 아니다. 그것은 진정한 별빛이다. 우리 종이 태어나기 전에 때로는 우리 행성이 존재하기 이전의 시대에서 오는 먼 손님이다. 그 ‘시간 여행자’들은 매일 밤 별빛과 복사선을 새로운 방식으로 보고자 하는 이에게 과거를 재구성하는 요령을 알려준다”고 했다.

닐 슈빈 미국 시카고대 교수가 연구실에서 고대 생물의 모형을 바라보고 있다.
위즈덤하우스 제공
슈빈 교수는 “우리의 몸은 우주의 변화와 지구의 격변 등 엄청난 대사건들의 흔적을 간직한 일종의 ‘타임캡슐’”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달의 공전 각도와 인간의 체내 시스템의 관계, 인간 신체 내부를 비롯한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이 우주의 어느 공간에서 왔는지, 지구의 대기 변화와 인간 세포의 관계 등을 설명한다.

슈빈 교수는 책 말미에서 20세기 우주 실체와 천체 원리를 해독한 ‘하버드 컴퓨터스’의 여성 천문학자들, 물리학의 원리를 집필한 갈릴레오 갈릴레이, 지구 최초의 생명체를 발견한 엘소 바군, 대륙 이동설을 주장했던 알프레트 베게너 등 위대한 과학자들의 이야기도 전한다.

나선형 모양을 띤 DNA의 얼개가 태초 생성된 우주의 모양과 비슷하다는 주장은 인간이 소우주라는 명제에 보다 힘을 실어준다. 인간이 소우주라는 명제는 그동안 종교적인 신념으로 치부됐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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