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S 스토리] LOL, 어떻게 최고 게임 됐나

관련이슈 S 스토리

입력 : 2015-10-24 06:00:00 수정 : 2015-10-24 13:25:0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5대5 팀워크 이뤄 ‘전략적 플레이’… 전 세계 스타선수 배출
클릭하면 큰 그림으로 볼 수 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는 게임업계 화제의 중심이자 수년째 최고 인기를 누리는 e-스포츠다. 구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우리 국민이 가장 많이 검색한 단어 순위에서 2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네이버 순위에선 국내 출시 직후인 2012년 급상승해 검색어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한 뒤 PC 분야 인기 검색어로 2013년 2위, 2014년 4위를 달리면서 상위권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롤은 2011년 국내 상륙 후 두꺼운 팬층을 형성하면서 무수히 많은 유행어와 표현도 만들어냈다. TV 오락 프로그램에 주요 캐릭터가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롤을 아는 세대와 모르는 세대 간 격차도 생겨났다. 관련 학술 논문도 국내에서만 30여 편이나 나왔다.

롤의 배경은 대규모 마법전쟁으로 초토화된 경험을 한 가상세계다. 평화를 지키기 위해 각국은 전쟁학회와 리그 오브 레전드를 만들었다. 분쟁이 생기면 전쟁 대신 전쟁학회 소속 각국 마법사가 ‘소환사’로 나서 특이한 능력을 지닌 ‘챔피언’을 불러내 서로 싸우도록 했다. 이들이 벌이는 일종의 연습경기가 리그 오브 레전드다.

지난 17일 영국 런던의 웸블리 아레나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챔피언십 8강전’에서 대만팀을 꺾은 SK텔레콤 ‘T1’ 소속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두 손을 치켜들면서 기뻐하고 있다. 라이엇게임즈 제공
게임은 각각 5명으로 꾸린 두 팀 간 진지 공방전 형태로 진행된다. 소환사는 선호하는 챔피언을 불러내 싸우게 하는데 현재 127명의 챔피언이 존재하며 계속 추가된다. 챔피언은 역할에 따라 ‘암살자’ ‘근접 딜러(공격수)’ ‘마법사’ ‘서포터’ ‘탱커’ ‘원거리 딜러’로 나뉜다.

직접 하는 것만큼 보는 재미도 큰데, 선수들은 자신의 포지션에 따라 게임 내 존재하는 상단·중단·하단 세 갈래 길을 중심으로 진지 공방전을 펼친다. 각 라인에 4명의 플레이어가 위치하고 이 사이를 돌아다니는 1명의 ‘정글 플레이어’가 게임을 풀어간다. 경기의 절정은 ‘한타’라 불리는 대규모 교전. 원거리 공격수로 상대 챔피언을 집중 공격하는 한편 아군 공격수는 최대한 보호하는 것이 기본인데, 이때 각 선수의 실력이 잘 드러난다.

롤은 선배 격인 ‘스타크래프트’보다 한결 정교한 순위 시스템을 앞세워 이용자의 승부욕을 자극한다. ‘30레벨’에 도달한 이용자가 원하면 순위를 따지는 랭크게임을 할 수 있는데, 먼저 10판을 배치고사 격으로 치른 뒤 그 성적을 기반으로 첫 등급이 매겨진다. 등급은 ‘브론즈-실버-골드-플래티넘-다이아몬드-마스터-챌린저’ 순이다. 최고수인 챌린저는 숫자가 한정돼 있는데 우리나라는 200명으로 계속 물갈이된다. 마스터와 챌린저를 뺀 나머지 등급은 1∼5단계로 다시 실력이 나뉜다. 축구로 치면 ‘자살골’을 넣어 자기 편의 등급 상승을 막는 이들도 있는데 ‘트롤’이라 부른다. 롤 제작사인 라이엇게임즈는 등급별 인원 수나 구성비 등은 비공개에 부쳤다. 외부 자료에 따르면 대략 브론즈가 20%, 실버가 42%, 골드가 26%, 플래티넘이 10%, 다이아몬드가 3%, 마스터가 0.03% 정도라고 한다.

주로 누가 롤을 즐기는지에 대해 롤 제작사 홈페이지에 접속한 현황 등을 근거로 한 미국 게임업계 추정에 따르면 90%는 남자, 연령은 15∼30세가 85%, 대학 재학·졸업자가 60%다.

롤의 인기 비결로는 일단 5명이 철저하게 역할을 분담해 임무를 완수해야만 이길 수 있는 게임 특성이 꼽힌다. ‘스타크래프트 시대’의 1대 1 구도에서 벗어나 생면부지인 이들이 모여 협업을 하는 게 참신한 매력이다. PC방에서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하는 우리나라 이용자에게도 딱 들어맞는 시스템이지만, 경기 과열로 이용자 간 욕설 채팅이 난무하는 등의 문제점도 드러냈다.

라이엇게임즈가 일찌감치 단순한 게임이 아닌 e-스포츠로 롤을 키운 것도 주요한 성공요인이다. 이를 통해 스타 플레이어와 시청자를 배출해 홍보효과를 노린 기업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 이에 힘입어 프로게임단과 프로리그 등을 결성하고, 동네 PC방 대회에서 월드컵 수준의 세계대회까지 탄탄한 체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우리나라에선 스타크래프트 승부조작 사건으로 휘청휘청했던 e-스포츠 산업이 부활을 맞았으며, 유럽과 북미 등에서도 게임이 ‘보는 스포츠’로 인식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롤은 돈으로 아이템을 사 실력을 보강하는 ‘현찰 플레이’가 불가능하다는 점도 호평을 받는다. 개인 이용자 입장에선 사실상 무료다. 게임 내 캐릭터 외양을 바꿔주는 ‘스킨’만 살 수 있는데, 실력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롤폐인’이란 표현이 널리 쓰일 정도로 강한 중독성은 인기 게임으로 풀어야 할 필연적인 문제다. 누가 롤을 얼마나 했는지 알려주는 ‘롤에 낭비한 시간’(wasted-on-lol.com)이란 웹사이트가 있는데, 세계 최고 기록은 1만168시간, 424일을 쓴 유럽 서버 이용자다. 이후 8위까지는 9000시간대 이용자인데, 한국 서버에 근거를 둔 이가 3명이다. 라이엇게임즈도 이 같은 문제를 중시해 비매너 이용자에 대한 제재와 게임 접속 후 시간 경과별 경고 메시지 표시 등의 대책을 내놓고 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권은비 '매력적인 손인사'
  • 권은비 '매력적인 손인사'
  • 강한나 '사랑스러운 미소'
  • 김성령 '오늘도 예쁨'
  • 이유영 '우아한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