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루·우물 등 정비하고 정문 재현
안창호·여운형 선생 동상도 세워
대전시는 옛 대전형무소의 사적 가치를 살려 역사공원으로 조성한다고 2일 밝혔다.
문화재로 지정된 형무소 망루(사진)와 피의 역사 현장을 지켜온 왕버들 나무, 수많은 애국지사와 반공인사, 양민들이 생매장된 우물 주변을 정비하고 사라진 형무소 정문은 재현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설계를 거쳐 내년 말까지 9억여원을 들여 조성될 공원에는 형무소에 장기간 수감됐던 안창호, 여운형 선생의 동상도 세워진다.
내부는 과거 형무소에 수감됐던 인물 중심으로 형무소 생활, 관련 사건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콘텐츠로 채울 방침이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 수감생활, 한국전쟁 당시 대전형무소와 동구 산내 골령골에서 발생한 학살사건, 민주화 운동기의 동백림사건과 민주화 운동 사례 등을 중심으로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재현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벌어진 아픈 역사를 그림으로 재현할 ‘스토리 월’도 만든다.
권선택 시장은 “옛 대전형무소와 대전현충원, 옛 충남도청사, 옛 충남도 관사촌, 양민 학살현장인 산내 골령골 등을 연결해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까지 이어진 비극적인 역사 현장을 둘러보며 교훈을 얻는 ‘다크 투어리즘’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일제강점기인 1919년 5월 문을 연 대전형무소는 조선총독부가 일반 감옥과도 차단된 이중벽을 쌓아 놓고 안창호, 여운형, 김창숙 등 다수의 애국지사를 수감했던 곳이다. 6·25가 일어난 1950년 7월 초에는 이곳에 수감됐던 정치범 1800여명이 좌익으로 몰려 골령골로 끌려가 죽임을 당했다. 반대로 그해 9월에는 인천상륙작전으로 후퇴하는 북한군이 우익 인사 1557명을 학살했다. 그후 대전을 다시 장악한 우익 인사들이 수감된 좌익인사 약 1000명을 보복 살해하는 피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대전=임정재 기자 jjim6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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