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간의 추석 '황금연휴'를 맞아 사상 최대 인원이 해외여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연휴를 피해 비수기를 노리는 이들도 함께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여행가격비교사이트 스카이스캐너가 지난 2년간 한국인 여행객이 스카이스캐너를 통해 검색한 한국발 왕복 항공권 트렌드를 분석했다. 그 결과 올해 추석 연휴 기간(9월30일~10월9일) 여행을 떠나는 항공권 검색량은 지난해 추석 기간(14~18일) 대비 약 8.5배 늘어난 900만건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휴 기간 항공권 검색량 중 역대 최대 수준이다.
올 추석에 여행을 떠나는 항공권 검색량 폭증에는 나 홀로 여행객의 증가가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1인 여행객의 항공권 검색량은 전체 항공권 검색량의 절반 이상(52.3%)을 차지했다.
가족 단위 여행객들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만 18세 미만의 자녀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의 추석 연휴 기간 항공편 검색량은 전년 대비 10.7배 증가했다. 전체 검색량 중 가족 단위 여행객들의 검색량이 차지하는 비율도 지난해 8.6%에서 올해 10.8%로 2.2% 늘었다. 이 같은 현상은 명절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 변화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가족 친지들과 한자리에 모여 시간을 보내던 과거와 달리 최근엔 고향은 짧게 방문하고 개인적인 여가를 즐기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것.
추석 연휴가 10일로 확대되면서 평소 가기 힘든 유럽, 미주 등 장거리 여행지에 대한 관심도 크게 늘었다. 올 추석 인기 여행지 30곳 중 전년 대비 검색량이 가장 증가한 10곳은 스위스 취리히, 스페인 바르셀로나, 스페인 마드리드, 이탈리아 로마, 미국 뉴욕, 호주 시드니, 캐나다 밴쿠버, 체코 프라하,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도네시아 발리 순이었다. 발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직항 기준 비행시간이 8시간 이상 소요되는 장거리 여행지다.
황금연휴 기간 동안 해외로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지만, 치솟는 항공권 가격 탓에 비수기를 노리는 ‘스마트 여행족’도 증가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올해 한국인 자유 여행객의 관심이 가장 많이 늘어난 여행 기간은 비수기 시즌으로 알려진 4월이었다. 올해 항공권 검색량이 지난해 대비 가장 많이 늘어난 달은 4월(3.4배), 5월(2.9배), 1월(2.6배), 3월(2.4배), 9월(2.2배), 6월(2.2배), 7월(2.2배), 8월(2.1배), 2월(1.7배) 순으로 4월과 3월 등 여행 비수기 시즌의 성장세가 전통적 휴가 성수기인 7월과 8월을 앞질렀다. 저가항공의 성장으로 항공편 선택의 폭이 다양해지고 해외 항공권 가격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휴가철이 아니더라도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형표 스카이스캐너 한국시장 총괄매니저는 “황금연휴 및 여름 휴가철 기간에는 항공권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같은 여행지라도 훨씬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는 비수기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는 추세”라며 “’스마트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성수기와 비수기의 구분 또한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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