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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평창올림픽선수촌의 입촌식 행사장 무대 뒤편에서 만난 유승민 평창선수촌장이 말했다. 따뜻한 곳에서 일한다 말했지만 정작 그는 추위에 벌벌 떨고 있었다. 외국 선수들에게 한국 전통문화를 소개하느라 차려입은 고운 한복은 영하 10도의 칼바람을 막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 선수촌장은 걱정이 일과다. 그는 한국 유일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자 2004년 아테네부터 2012년 런던 대회까지 올림픽만 세 번을 참가한 ‘올림픽 전문가’이다. 전 세계에서 몰려든 선수들의 평창 생활을 책임지는 선수촌장에 이만한 적임자도 없다. 그러나 아무리 전문가라도 15층 건물 8개 동에 들어선 600세대(3894명 수용)로 이뤄진 선수촌을 일일이 챙기려면 초조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그는 연신 입술을 깨물며 “책임감이 막중하다. 이제 곧 개막이니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더 많다”고 말했다.
유 선수촌장은 하루가 멀다고 터져 나오는 자원봉사자 처우 문제에 대해서도 거듭 사과했다. 최근 자원봉사자나 운영인력 사이에선 기대 이하의 식사와 불편한 잠자리, 원활하지 못한 셔틀버스 배차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며 ‘보이콧’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그는 “조직위 차원에서 지속해서 노력하겠다. 올림픽을 성공으로 이끌려면 자원봉사자분들이 꼭 필요하다.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평창=안병수, 이동수 기자 samenumb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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