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伊·그리스·우크라이나로 확산/남미 계획 중이면 황열 주의해야/치사율 20∼50%… 예방 접종 필수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해외여행을 계획 중인 사람들이 많다. 갑갑한 일상을 벗어나 이국에서 휴식과 여유를 만끽할 생각에 벌써 마음이 설렌다. 즐거운 여행을 위해선 무엇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동남아 지역은 말라리아, 뎅기열 등 모기 매개 질환과 장티푸스나 세균성 이질 등 수인성 질환이 여행자의 건강을 노리는 복병이다. 유럽과 중국은 홍역이 지속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본부 ‘감염병 감시 연보’에 따르면 국외유입 감염 질환이 2014년 400명에서 지난해 529명으로 증가세인 점도 신경이 쓰인다. 안전한 여행을 하려면 출발 전 여행국가 감염 질환을 미리 파악하고 예방접종과 예방약을 복용하는 등 선제 조치가 필요하다. 여행지별 살펴야 할 감염병과 예방법 등에 대해 살펴봤다.
해외여행을 건강하게 다녀오기 위해서는 여행지의 감염병 등 위험요인을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장티푸스의 경우 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하고, 말라리아는 지역에 맞는 예방약을 복용하는 등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유럽과 중국에서 홍역이 지속되자 여행객에게 사전에 예방접종력을 확인한 뒤 접종 후 출국할 것을 당부했다. 유럽의 홍역은 2016년 루마니아에서 시작된 후 현재까지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 우크라이나에서 유행하고 있다. 아시아에선 중국과 말레이시아, 필리핀에서도 발생률이 높다. 홍역은 전염성이 강한 감염병이다. 분비물(비말)이나 공기를 통해 전파된다. 메르스보다 최대 18배, 독감보다 6~8배 높은 강력한 전파력이 있다. 증상은 10일간의 잠복기 이후에 고열과 기침, 콧물 등 증상과 발진이 나타난다. 발진은 목덜미와 귀 뒤쪽부터 시작해 몸통, 팔다리 전신으로 퍼져 4일 이상 지속한다. 발진 발생 4일 전부터 발생 후 4일까지 전염력이 가장 크다. 대체로 육체적 안정을 취하면서 수분을 충분히 공급하고 해열제를 복용하면 회복되지만, 환자에 따라서 중이염·폐렴·뇌염 등의 심각한 합병증이 따를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송준영 교수는 “홍역은 면역이 없는 접촉자의 90%가 감염될 만큼 전염력이 강하지만, 백신 접종만으로 충분히 예방 가능한 질환”이라며 “유럽과 동남아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출국 전 최소 4주 간격으로 2회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동남아, 모기 매개로 한 말라리아·뎅기열 위험
휴가철 많이 찾는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는 고온다습한 열대성 기후라 모기가 많다. 따라서 모기가 옮기는 대표적인 감염병인 말라리아, 뎅기열, 지카바이러스에 주의해야 한다. 말라리아는 여행자들이 간단한 약 복용으로 예방할 수 있다. 약 복용은 적어도 출국 2주 전부터 시작해야 항체가 생성되므로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 시기를 놓쳐 말라리아약을 복용하지 못했다면 최대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뎅기열은 갑작스러운 고열과 두통, 근육통, 관절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열성 질환이다. 예방접종 백신이나 특별한 치료 약이 없기 때문에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거나 긴 옷을 입어 노출 부위를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가급적 모기가 많은 장소나 밤에는 이동을 피하는 것도 방법이다.
남미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황열에 걸리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모기가 옮기는 아르보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출혈열이다. 모기에 물렸을 때 모기 침 속에 있던 바이러스가 몸속으로 들어와 혈액으로 침투해 질병을 일으키게 된다. 병에 걸린 환자의 일부에서 황달로 인해 피부가 누렇게 변하는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황열이라고 부른다. 발열, 오한, 구토, 두통, 근육통 등의 증세를 동반한다. 제때 치료받지 못할 경우 치사율은 20∼50%로 치솟는다. 황열은 한 번 접종하면 평생 면역이 형성되는 질병이므로 반드시 여행 전에 접종해야 한다. 에이치 플러스 양지병원 이지용 과장은 “해외 여행자들은 현지에서 손을 자주 씻고 물을 끓여 먹고, 길거리 음식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뎅기열 같은 모기 매개 질환은 모기 기피제와 퇴치제를 충분히 사용해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해외 감염병은 국가별로 유행이 다르기 때문에 여행 전 해당 국가의 감염병 여부, 질병 정보 등을 확인하는 것은 필수”라며 “귀국 후 감염병 의심 증상이 발생하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여행 이력을 알리고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별 유행 질병 정보와 예방법은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http://www.cdc.go.kr)와 콜센터(☎1339)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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