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의 사망 원인은 암에 이어 심근경색과 협심증 등 심장질환 관련으로 알려져 있다. 심장은 사람의 주먹만 한 크기로 하루 평균 10만 번, 사람의 평균 기대수명이 80세인 것을 감안하면 평생 30억 번 정도를 쉼 없이 뛰는 ‘생명의 엔진’이다. 예컨대 자동차나 항공기 엔진을 아무리 잘 설계하고 제작해 작동시킨다고 해도 10년 정도 지나면 고장이 나게 마련이다. 엔진을 점화시키는 스파크 플러그, 연료를 공급하고 연소가스를 배출하는 흡입 및 배기 밸브, 왕복 및 회전 운동을 발생시키는 실린더와 터빈블레이드 등도 오래되면 노화돼 유지보수를 해야 하듯이 심장도 세월이 지나면 기계 부품처럼 노화가 진행되므로 이상 발견 시 시술이나 수술이 필요하게 된다.
김광선 코리아텍 교수 메카트로닉스공학 |
그런데 최근 노화로 인한 대표적인 심장질환으로 대동맥판막협착증, 심방세동, 관상동맥 질환 등이 있는데 이를 치료하는 방법으로 스텐트 삽입 시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과거 금속 스텐트의 경우에는 영구적으로 혈관에 남게 되지만 이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녹아 흡수되는 재질이 개발돼 널리 이용되고 있다. 이전에는 판막 및 혈관에서 흡착이나 폐색 병이 발생하면 가슴을 개봉해 수술하는 것이 기본이었으나 요즘은 스텐트의 다양한 재질과 형상의 발전으로 삽입 시술이 진일보해 수술을 하지 않고 상처 부위를 최소화해 적용하는 방법이 적극 도입되고 있는 것이다. 지름이 5~7㎜에 불과한 스텐트는 그물망 형태로 돼 있으면서 협착된 혈관 내에 삽입한 후 혈관의 확장을 지탱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 원심복원력이 있어야 한다. 스텐트는 삽입할 때 가는 혈관 내부를 통과할 수 있도록 압축돼 있다가 원하는 위치에서 압축력이 풀어지면서 원주방향으로 힘이 작용한다. 이 같은 원리는 스프링을 누르고 있다가 힘을 제거하면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는 재료의 역학적 성질을 활용한 것이다. 이로 인해 스텐트의 세계시장 규모는 10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고령사회에서 노인의 인구비중이 크다는 것은 경제활동 영역에서도 고령화된 노동인구가 많다는 의미이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한국의 노동시간은 2069시간으로 이는 OECD 평균 노동시간인 1763시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있다. 그리고 한국인의 실질 은퇴연령은 남성은 72.9세, 여성은 73.1세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그러나 인간이 태어나 단지 오랫동안 일을 한다는 것만으로 행복한 삶이 보장되는 것일까. 물론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가능한 한 오랜 기간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더욱더 중요한 것은 건강일 것이다. 심장의 노화를 스텐트의 혁신적인 개발로 극복해 건강한 100세 시대가 앞당겨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광선 코리아텍 교수 메카트로닉스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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