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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에 오염될라”… 불안감 짙게 드리운 日 [월드이슈]

입력 : 2019-03-11 06:00:00 수정 : 2019-03-11 02: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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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사고 8년… ‘악몽’ 계속 / 당국, 국민생활 안전함 강조에도 / 사고 인근산 농수산물 기피 여전 / 폐로 1원전 방사성 누출 1년새 2배 / 대지진·사고여파 1만5897명 사망 / 2533명 행불·피난민 5만명 넘어

“이케에 리카코(池江璃花子·19) 선수의 백혈병은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가 원인이다.”

 

지난달 일본 수영의 간판스타인 이케에 선수가 백혈병에 걸렸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을 때 일본 네티즌 사이에서 원전 사고 원인설이 유포됐다. 태평양과 인접한 도쿄 에도가와(江戶川)에서 태어나 3세 때부터 줄곧 이 지역에서 수영해온 이케에 선수가 2011년 3·11 동일본대지진 여파로 일어난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당시 유출돼 해류에 따라 흘러온 방사성물질 오염수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그럴듯한 설명으로 포장된 악소문이었다. 이는 11일 동일본대지진 발생 8년의 맞는 일본인의 삶에 3·11의 그림자가 얼마나 짙게 드리워져 있는지 보여준다.

 

일본 정부는 국민 생활의 안전함을 강조하고 있으나 일반 시민의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도쿄에 사는 A(여·38)는 10일 “아이가 걱정돼 쇠고기, 우유, 야채 등 식품을 가능한 후쿠시마에서 먼 규슈(九州)산을 사려고 한다”며 “주민 선호에 따라 식품 가격 차가 크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후쿠시마에 가서 해산물을 먹는 등 정부·여당이 풍평(風評·소문) 피해를 없애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내부에서도 역부족한 상황이다.

일본산 식품에 대한 국제사회의 수입 금지·제한 조치도 계속되고 있다. 가장 많을 때는 54개 국가·지역에서 이뤄졌던 금수(禁輸)조치는 현재 홍콩 중국 미국 대만 한국 유럽연합(EU) 등 24개 국가·지역에서 유지되고 있다. 도쿄대 총합방재정보연구센터의 의식조사에 따르면 일본 식품을 적극적으로 피하고 있다는 답변은 중국 77%, 대만 54%, 미국 29%, 영국 26%를 기록했다.

 

특히 NHK가 폐로(廢爐)가 진행 중인 후쿠시마 제1원전의 방사성물질 방출량을 계산한 결과, 1년 사이에 2배(2017년1월∼2018년 1월 4억7100만베크렐→ 2018년1월∼2019년 1월 9억3300만베크렐) 증가한 것으로 추산돼 불안감을 가중하고 있다.

지난 2월 4일 일본 후쿠시마(福島)현 이다테무라의 한 주택가에 방사능 제염(오염제거) 작업의 폐기물이 쌓여있는 모습.

대지진이 직접 강타한 이와테(岩手), 미야기(宮城), 후쿠시마 3개 현 주민의 고단한 삶도 이어지고 있다. 대지진·원전 사고 여파로 1만5897명이 숨지고 2533명이 행방불명됐다. 가설주택 등에서 피난 생활을 하는 이재민도 현재 5만1778명에 달한다. NHK가 3개 현 피해주민·피난민 1608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4.3%가 대지진으로 인한 심신 영향이 남아있다고 답했다.

 

복구비용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일본경제연구센터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관련해 추산한 대응비용은 2016년 일본 정부가 발표한 대응비용인 22조엔을 훨씬 넘는 35조∼81조엔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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