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의혹에 대한 특검보고서가 공개된 이후 대통령 탄핵까지 거론되는 등 미 정치권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민주당의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21일(현지시간) ABC방송 ‘디스 위크’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의혹은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보다 훨씬 더 나쁘다”면서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에 저항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를 환영했다는 사실은 닉슨이 했던 그 어떤 행동도 능가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폭스뉴스 선데이’와 인터뷰에서는 일부 탄핵 추진 주장과 관련 “탄핵이 국가를 위한 최선의 길이 될 것인지를 몇 주 안에 결정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도 언론 인터뷰에서 당내 탄핵 검토 가능성을 언급한 뒤 “로버트 뮬러 특검은 ‘현직 대통령을 기소할 수 없다’는 법무부 의견 때문에 대통령을 기소하는 것을 자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엘리자 커밍스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회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금융·재정 문제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감독개혁위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가 시절 분식회계 의혹을 조사 중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인 루돌프 줄리아니 변호사는 CNN ‘스테이트 오브 더유니언’ 인터뷰에서 “러시아인들로부터 정보를 얻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러시아 측과의 접촉에 대해 “경솔한 것이었지만 불법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줄리아니 변호사는 특검보고서 공개 이후 공화당 밋 롬니 상원의원이 “구역질이 난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한 것과 관련해서는 “정치적 적수에 대한 부정적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은 흔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ABC 인터뷰에서 ‘러시아 측이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해 트럼프 후보의 선출을 위해 노력했다’는 특검 조사 내용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더 나은 후보였기 때문에 대선에서 승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7년 해임된 프리트 바라라 전 뉴욕남부지검장은 이날 “뮬러 특검은 법무부의의 유권해석에 따라 현직 대통령을 기소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증거를 확보했다는 점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 임기를 마치면 기소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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