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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 될까 ‘독’ 될까… 뜨거운 감자 ‘정년 65세 연장’ [뉴스분석]

입력 : 2019-06-09 18:31:17 수정 : 2019-06-09 22:5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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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65세 연장’ 찬반 논란/ 정부, 고령화시대 해법 제시/ 강제보다 자발적 참여 검토/ 65세 이상 年 48만명씩 급증/ 노인 부양비도 2022년 17兆/ 청년 실업 등 세대갈등 우려

‘정년 65세 시대는 독일까, 약일까.’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급격한 고령화 문제의 해법으로 정년연장 카드를 공식화하면서 찬반 논란이 뜨겁다. 저출산 고령시대의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청년 일자리 문제 등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정년연장은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과 영국은 이미 법정 정년을 없앴고 일본에서는 정년을 70세로 연장하는 논의가 시작됐다. 문제는 사회적 비용이다. 정년연장이 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국민적 합의 과정이 필수적이다.

9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중 정년연장 방안 등이 포함된 ‘범정부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 1차 논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TF는 정년연장과 관련해 정년을 넘긴 근로자를 계속 고용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년연장을 강제하거나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기보다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독려하겠다는 의미다.

정부는 ‘정년 60세’를 법제화(2013년)하기 전인 1991년에도 고령자고용촉진법에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할 때는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문구를 넣은 바 있다.

정부가 정년연장을 공식화한 이유는 고령 인구 급증으로 인한 경제·사회적 부담 때문이다. 지난 3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7∼2067년 장래인구특별추계’를 보면 생산가능인구는 내년부터 급격히 줄어든다. 적극 경제활동을 하는 만 15∼64세 인구가 대폭 사라진다는 뜻이다. 생산가능인구는 2020년 23만2000명 줄어들기 시작해 2030년대 연평균 52만명 감소한다. 반면 65세 이상은 내년부터 2029년까지 10년간 연평균 48만명씩 급증한다.

고스란히 재정부담으로 돌아온다. 노인 인구가 늘면 의무지출과 각종 사회·복지 서비스도 급증할 수밖에 없다. 정부 추계에 따르면 노인에 대한 의무지출은 지난해 9조8000억원대에서 2022년에는 16조9000억원대로 늘어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년연장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법정 정년을 5년 늘리면 당장 올해 노년부양비가 20.4명에서 13.1명으로 떨어진다. 노년부양비는 인구 100명이 부양하는 고령인구 숫자다. 노인 부양에 들어가는 사회·경제적 비용이 그만큼 낮아진다는 의미다.

정년연장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당장 청년 실업이 가장 큰 문제다. 고령자들이 일자리에 오래 있을수록 청년들의 취업 문은 좁아지는 구조여서 세대 간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 가뜩이나 경직된 노동시장과 강성 노조 활동 등으로 기업들이 애를 먹는 상황에서 정년연장은 생산성을 크게 떨어뜨리게 된다. 임금구조 개편 없는 정년연장은 ‘철밥통’만 양산할 수 있다.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과정이 지난할 수밖에 없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년연장은 꼭 다뤄져야 할 내용이긴 하지만 지금처럼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시기상조”라며 “(홍 부총리의 발언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혼란 등에 대한 고려 없이 나온 발언인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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