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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윤’(윤석열)·소윤(윤대진)의 끈끈한 동지애···‘원조’ 대윤·소윤은 원수지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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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7-12 13:10:34 수정 : 2019-07-12 13: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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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톡톡]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윤대진 검찰국장, 文정부서 나란히 서울중앙지검장·중앙지검 1차장으로 '초고속 출세' / 검찰 내 ‘강골 특수통 검사’로 호흡 맞추며 친형제 못지 않은 막역한 사이로 발전 / 반면, 조선시대 외척세력 대윤(윤임)·소윤(윤원형), 권력 차지 위해 대립

문재인 대통령이 파격적으로 지명한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전후로 ‘대윤(大尹)’, ‘소윤(小尹)’과 관련한 논란으로 시끄럽다. 대윤과 소윤은 각각 윤 후보자와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55·〃25기)을 일컫는다.

 

문 대통령이 사법연수원 기수 등 검찰의 전례를 뛰어넘어 윤 후보자와 윤 국장을 각각 검찰권력의 핵심인 서울중앙지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에 앉히면서 서초동을 중심으로 대윤, 소윤이 입길에 오르내렸다.

 

청와대의 각별한 신임을 업은 검찰 내 두 사람의 위세를 조선의 12대 임금 인종(1515∼1545·재위 9개월)과 13대 임금 명종(1534∼1567·재위 22년) 당시 각각 권세를 누렸던 외척세력 ‘대윤’(윤임)과 ‘소윤’(윤원형)에 빗댄 것이다. 다른 점은 460여년 전 권력다툼을 위해 사생결단식으로 맞붙었던 ‘원조’들과 달리 ‘현대판 대윤·소윤’은 친형제와 다름 없을 만큼 막역한 사이라는 것이다. 

 

◆‘원조 대윤·소윤’, 권력 쟁탈전으로 을사사화(乙巳士禍) 등 피바람 일으켜

희대의 폭군으로 악명을 떨친 연산군의 이복동생으로 반정을 통해 조선의 11대 왕이 된 중종은 제1계비인 장경왕후가 세자(훗날 인종)를 낳고 얼마 안 돼 숨을 거두자, 제2계비인 문정왕후를 받아들여 그 사이에서 경원대군(훗날 명종)을 낳는다. 장경왕후와 문정왕후 모두 파평 윤씨(尹氏) 집안으로 각각 오빠인 윤임 중심의 대윤파(大尹派)와 동생인 윤원형 중심의 소윤파(小尹派)가 중종 이후 왕위와 권력을 차지하려고 대립했다. 양측은 중종 말년부터 치열하게 맞붙다가 1544년 인종이 즉위하면서 대윤파가 먼저 정권을 잡고 사림을 끌어들였다.

 

그러나 인종이 재위기간 1년도 안 된 이듬해 승하하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명종이 1545년 7월 12세의 나이로 즉위하자 문정왕후가 수렴청정을 하게된 것이다. 문정왕후를 앞세운 소윤파가 권력을 잡자마자 윤원형은 윤임이 역모를 꾸몄다며 대윤파를 대대적으로 숙청했다. ‘4대 사화(士禍)’ 중 하나인 ‘을사사화’다. 이후 소윤파의 지속적인 반대파 숙청작업으로 희생된 사람만 100여명에 달했다고 한다. 관직 인사를 좌지우지하고 온갖 뇌물을 쓸어담는 등 전횡을 부린 윤원형은 1565년 문정왕후가 병사하면서 몰락한다. 애첩에서 정실부인이 된 정난정을 뒤따라 자결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현대판 대윤·소윤’, 형제애 못지 않은 의리로 똘똘 뭉쳐 

 

‘현대판 대윤과 소윤’의 관계는 ‘원조’들과 180도 다르다. 11일 법조계와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윤 후보자와 윤 검찰국장은 친형제만큼이나 두텁고 막역한 사이다.

 

8일자 뉴스타파 보도. 뉴스타파 보도 캡처

지난 8일 뉴스타파가 공개한 통화 녹음 파일에서도 윤 후보자 스스로 “대진이하고 나하고 친형제나 다름이 없다”고 털어놨을 정도다. 검찰 내 ‘강골 특수통 검사’ 계보를 잇는 두 사람이 2006년 대검 중앙수사부에서 근무할 당시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를 수사하면서 정몽구 회장을 법대로 구속해야 한다며 사직서로 배수진을 쳤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노무현정부 말기에 정권의 치명타로 작용했던 ‘변양균-신정아 게이트’ 수사 때도 두 사람이 호흡을 맞췄다. 이후 윤 후보자가 이명박정권 당시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댓글 수사 사건을 집요하게 파헤치다 박근혜정권에 찍혀 지방 한직을 떠돌 때 각별히 챙겨준 후배가 윤 국장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문재인정부 들어 둘은 나란히 ‘초고속 출세’ 가도를 달렸다. 윤 후보자가 문재인정부 핵심 국정과제인 ‘적폐청산’의 적임자로 지목돼 파격적으로 서울중앙지검장 자리에 오르자 윤 국장은 서울중앙지검 2인자인 1차장을 맡아 윤 후보자를 보좌했다. 이듬해 검찰 고위직 인사에서도 윤 후보자는 서울중앙지검장에 유임되고 윤 국장은 검사장 승진 즉시 파격적으로 검찰 인사와 예산을 관리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직행해 화제가 됐다. 

 

서울중앙지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은 한때 대검 중수부장·대검 공안부장과 함께 검찰의 ‘빅4’로 불렸다. 하지만 대검 중수부는 폐지됐고, 공안부의 위상은 많이 깎였다. 사실상 검찰 내 힘이 쏠리는 요직 중의 요직을 두 사람이 차지한 셈이다. 문재인정부 들어 서초동 안팎에서 대윤·소윤 소리가 무성했던 배경이다. 최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거짓말 논란이 발목을 잡자 윤 후보자가 문제의 녹취파일 내용과 관련, “(당시) 형이 경찰 수사를 받았던 윤 국장에게  불필요한 피해가 가지 않도록 오해의 소지가 있는 설명을 한 것”이라 하고, 윤 국장도 “윤 후보자가 (당시) 나를 드러내지 않고 보호하기 위해 그런 것이다. (형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사람은 윤 후보자가 아니라) 나다”라고 한 장면에서도 ‘끈끈한 의리’가 엿보인다.   

 

‘원조’ 대윤과 소윤이 서로 못잡아 먹어 안달이었던 반면 서초동 대윤과 소윤은 찰떡궁합으로 검찰 실세의 지위를 공고히 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권구성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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