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방송국에 나올 생각마라.” 방송사 간 트로트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출신 성분을 따지며 방송사 출연에 불이익을 가하려는 듯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22일 ‘미스터트롯’에 출연 중인 참가자의 소속사 관계자는 “한 지상파 방송국 PD로부터 ‘미스터트롯’에 출연한다면 앞으로 우리 방송국 프로그램 일체에 나올 수 없을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을 들었다”고 제보했다. 또한 “같은 방송국 음악프로그램 PD들끼리 일종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는 것은 예전부터 업계에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텃세가 놀랍지 않은 이유는 예전부터 만연하던 행태이기 때문이다. 타사의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의 출연을 배제하는 행태가 공공연히 이루진 바 있다. 실제로 대표적인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던 케이블채널 엠넷 ‘프로듀스 101’ 출신 아티스트는 특정 지상파 음악프로그램에 출연까지 험난한 과정이 있었다.
트로트는 1년 전만 해도 방송가에서 찬밥이었다. 하지만 트로트 붐을 일으킨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의 ‘내일은 미스트롯’ 이후 상전벽해다. 여기에 지난 2일 첫 방송 된 ‘미스트롯’의 남성 버전인 ‘미스터트롯’이 시청률 12.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방송된 2∼3회분은 무려 17%대에 육박하는 높은 수치로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엔 지상파 요일 극도 20%의 시청률에 도달하기 힘든 만큼 대단한 화제성이라는 평가다.
방송가는 트로트 관련 콘텐츠 생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례로 MBC 예능 ‘놀면 뭐하니?’는 초반 저조한 시청률로 관심을 끌지 못하는가 싶었지만 트로트 가수 유산슬(유재석)로 유명한 ‘뽕포유’ 음악 프로젝트를 내놓으며 승승장구 중이다. 전통을 자랑하는 대표적 트로트 프로그램인 KBS ‘가요무대’ 역시 젊은 관객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 추세다. SBS도 설 특집 프로그램으로 ‘트롯신’을 준비해놨다. 이에 방송가는 트로트와 관련해 총성 없는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스포츠월드=김재원 기자 jkim@sportsworldi.com
사진=‘미스터 트롯’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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